경제·금융

증시 교란 선물.옵션 긴급진단 (상)

8일 발생한 주가지수 급락사태를 계기로 선물 옵션시장의 역기능에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짧은 시간에 대량의 주식을 사거나 팔아 선물·옵션의 매매이익을 극대화했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는 일반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큰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날 콜옵션을 매수한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지수 급락으로 투자원금의 전액을 날렸으며 우량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식투자자들도 주가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 증권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가 선물 옵션 만기일을 이용해 주식시장을 교란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면서 증권감독기관의 근본적 문제해결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가 왜 급락했나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날 발생한 대량의 주식매도가「타임스프레드 컨버젼」이라는 복잡한 차익거래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거래는 12월물 선물과 10월물 풋옵션을 매수하는 동시에 10월물 콜옵션을 팔아 합성포지션을 구성한후 매매차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옵션 10월물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차익거래를 청산해야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KOSPI200과 선물가격을 일치시켜야 한다』면서 『주식을 팔아 KOSPI200지수를 선물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익거래 청산과정에서 싼가격에 주식을 내다팔아 손해를 입었기 때문에 사놓은 풋옵션과 선물의 가격이 올랐음에도 별로 이익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 대해 감독기관과 투자자들은 후장 동시호가에서 100억원어치 매도주문을 냈으나 실제 체결된 것은 4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어 삼성증권이 큰폭의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투자원금 날린 투자자 속출 8일의 주가하락은 옵션거래에서 35포인트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던 기관투자가 및 일반투자자들이 한순간에 투자원금 전액을 날리게 만들었다. 35포인트 콜옵션은 KOSPI200지수가 35포인트 위로 올라가야 매수자가 이익을 얻는데 장 끝무렵 이보다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삼성증권의 주식매도직전 하한가까지 떨어졌던 35포인트 풋옵션을 샀던 투자가는 몇분만에 40배이상의 차익을 올렸다. 이같은 시장교란은 과거에도 수차례 발생했다. 지난 96년말 12월12일 선물만기일 당시 외국인들은 선물을 대량매도한 다음 주식을 갑작스럽게 내다팔아 선물거래에서 수백억원의 이익을 봤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이 주가하락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또 선물의 만기일이었던 9월 10일에는 국내 기관투자가가 선물거래와 연계해 장막판에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해 주가지수를 수분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후장동시호가주문을 없애 선물이나 옵션거래이후 지수를 조종할 수 있는 여력을 없애야 한다』면서 『선물거래가 발달한 미국의 경우 후장 동시호가주문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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