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택업체 분양가 자율조정 ‘말뿐’

대형주택업체들이 최근 결의한 분양가 자율조정 방침이 사실상 말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이 신규공급을 앞둔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 이상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10~11월중 분양예정인 서울ㆍ수도권과 지방의 주요 주상복합 및 아파트가 인근의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될 예정이다. 남광토건이 15일부터 분양접수를 시작하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 주상복합 `플래티넘`아파트의 경우 평당 분양가격이 750만~880만원선으로 45평형 분양가격이 최고 4억원에 달한다. 이는 인근의 주상복합 현대파크빌 62평형을 매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대우건설이 오는 10차 서울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하는 강남구 역삼동 영동주공 3단지 재건축 아파트 24평형도 4억5,000만원(평당 1,875만원)에 공급될 예정. 인근에서 연말께 입주할 예정인 금호베스트빌 31평형 분양권이 평당 1,7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비싼 편이다.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건설이 다음달중 공급할 용인시 마평동 `자이`아파트의 경우 평당 분양예정가격이 550만~560만원, 또 포스코건설이 13일부터 청약접수를 받는 진해시 자은동 `더??`아파트는 평당 450만원선에 공급될 예정이어서 인근 시세보다 평당 80만~150만원 가량 비싸다. 그밖에도 파주ㆍ남양주 등에서 연말까지 분양될 주요 아파트들이 연초 분양가보다 10%이상 높은 평당 750만~800만원선에 공급될 것으로 보이는 등 분양가 과다책정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업체의 분양담당임원은 “자체사업의 경우 땅값이 워낙 많이 올라 사업부지 확보비용이 많이 들었고, 도급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업체가 분양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분양가 인상을 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교적 땅값이 덜 오른 지방에서 까지 분양가격이 오르고 있어 업체의 토지매입비용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 불가피론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또 도급사업이라도 시공사가 대형건설업체라면 분양가 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시행사 운운하는 것은 책임회피에 불과하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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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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