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으나 이명박ㆍ박근혜 두 유력후보가 야당사상 유례없는 경합을 벌이면서 막판까지 혼전양상을 빚고 있다. 두 후보간의 ‘금도’를 뛰어넘는 진흙탕식 진실 공방은 경선의 본령인 정책경쟁을 실종시키면서 각종 의혹만 양산시키고 있다. 또 지난 13일 선거 막판 터져 나온 서울 도곡동 땅과 관련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는 혼탁양상을 가중시켜 검찰의 선거 개입과 관련한 논란거리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14일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도 “승부에 눈이 멀어 정권과 놀아나지 말라”(이명박), “매일 의혹이 터지는 후보로 이길 수 없다”(박근혜)며 사생결단의 공방을 벌였다. 이명박 후보 측은 이날 도곡동 땅 가운데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씨 몫은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는 전날 검찰의 발표에 대해 “검찰이 정권 연장 공작의 총대를 메는 것 아니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검찰이 수사가 완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도 문제지만 증거도 없이 차명재산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이 땅이 이 후보 본인 것으로 보이게 만들어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규정했다. 특히 이 후보 측은 의혹을 해소해야 하는 검찰이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의혹 부풀리기’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과 고홍길ㆍ정두언ㆍ정종복ㆍ공성진ㆍ진수희 의원 등 10여명은 대검찰청 앞에서 “정치검찰 각성하라” “경선개입 음모 중단하라” “검찰총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철야농성을 벌인 데 이어 이날 오전 농성현장에서 회의를 갖고 검찰총장 탄핵 등을 논의했다. 이 최고위원은 “검찰이 소송을 취소한 사건에 대해 전례 없는 수사를 강행하더니 결국 검은 의도를 드러냈다”며 “누가 봐도 정치공작 시나리오라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동기 대검찰청 차장은 이날 농성 중이던 캠프 소속의원들과 만나 이상은씨 소유의 도곡동 땅과 관련, “이 후보의 것이라고 볼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박근혜 후보 측은 검찰 중간수사 결과를 두고 “도곡동 땅이 이 후보의 땅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캠프는 특히 이번 발표 결과 이 후보가 조세포탈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법률적인 결론까지 제시하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박 후보 캠프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확대 선거대책회의 후 “당의 불행을 막고 정권교체의 꿈이 무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후보는 용퇴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이번 사건과 BBK 금융사기사건, 희망세상 21 산악회 논란을 ‘3대 게이트’로 규정하고 경선 막판 이 후보의 ‘본선 필패론’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이혜훈 박 캠프 대변인은 “3대 게이트만으로도 본선의 벽을 절대 넘을 수 없다”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또 당을 위해 결연히 사퇴할 때”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대구ㆍ경북 지역 합동연설회에 이어 오는 17일에는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