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小바이오기업들, 닷컴 거품 '답습'

수익성 저조·재무구조 취약지난 1980년 설립된 미국의 '암젠'은 바이오벤처기업의 대표적 성공 모델로 꼽힌다. 적혈구와 백혈구의 생성을 돕는 조혈인자가 주력 상품인데, 조혈인자의 가격은 1g당 67만원에 달한다.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바이오테크기업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것도 바로 이 같은 업종 특성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 바이오테크기업에 빨간 불이 들어 왔다. 수익성은 고사하고 매출 실적이 미미한데다 기업공개(IPO) 마저도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CNNfn 보도에 따르면 올들어 기업공개를 추진한 미국의 11개 바이오테크기업중 실제 기업공개를 마친 기업은 2개사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9개사는 이를 철회했다. 이들 9개 회사들의 면면을 보면 단지 1개 회사만이 수익을 냈을 뿐이며, 특히 9개사 모두 연 매출이 1,000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 바이오테크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몹시 취약하다는 점은 가장 최근에 기업공개를 철회한 다이나박스 테크놀러지스사에서도 확인된다. 다이나박스 테크놀러지스는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DNA의 연구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인데, 지난 1999년 매출은 45만달러에 불과한 반면 손실 규모는 6,500만 달러에 달했다. 바이오테크기업의 경우 연구ㆍ개발 기간이 길어 투자자금 회수기간 역시 길어질 수 밖에 없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테크기업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작업에 속속 나서고 있다. 특히 연구ㆍ개발 품목이 다양한 바이오테크기업의 경우는 일부 사업의 매각을 통해 '버티기'에 나설 수 있지만 품목이 한정된 소규모 바이오테크기업은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 물론 소규모 바이오테크기업이라도 확실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닷컴기업의 거품 붕괴 과정을 답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0일 뉴욕에서 개최된 바이오테크산업 관련 컨퍼런스에서 인비트로겐의 최고 경영자인 릴리 터너는 "과거 한 때 수익과 사업성이 없는 바이오테크기업도 기업공개를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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