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출신 모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도박으로 거액을 탕진한 뒤 동료 변호사와 의뢰인 등 수십명으로부터 거액을 빌려 미국으로 달아나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4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R법무법인에서 일하던 변호사 홍모(42)씨는 동료 변호사와 의뢰인 등으로부터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기까지 10억원 이상을 빌린 뒤 작년 10월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현재 사기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 등 3곳에서 기소 중지돼 지명수배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8년부터 서울지법 판사로 근무하다가 1년 만에 옷을 벗고 개업했던 홍씨는 당시 수억원의 도박 빚을 지고 검찰조사를 받은 뒤에도 도박에 손을 떼지 못하고 빚을 갚기 위해 거액의 사채를 끌어다 쓴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는 현재 알려진 것 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홍씨에게 사건을 의뢰했던 김모(60)씨는 착수금 1,000만원을 주고 약속어음 4,000만원을 추가로 빌려줬으나 송사를 진행하지 않고 돈도 갚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되자 최근 홍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안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