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여 사이에 타이거 우즈를 포함해 세계 톱 랭커들이 총출동한 2개 대회(메모리얼 토너먼트ㆍAT&T 내셔널)를 제패했던 최경주(37ㆍ나이키 골프).
그가 제136회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쾌조의 출발을 보여 ‘메이저 첫 승’ 기대를 부풀렸다.
19일 오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링크스(파71ㆍ7,412야드)에서 개막된 이 대회 1라운드.
총 52개 조 중 7번째 조로 비교적 이른 시간에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버디 5개와 보기3개로 2언더파 69타를 기록, 일찌감치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대회 3연패에 도전장을 낸 타이거 우즈가 이글1개에 버디와 보기를 3개씩 주고 받으며 역시 2언더파를 쳐 최경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경주는 초반 기세가 무서웠다.
첫 홀부터 버디로 출발했고 3, 4번홀에서 연달아 1타씩 줄인 뒤 다시 6번홀에서 버디를 챙겨 단숨에 단독 선두까지 질주했기 때문이다. 갤러리들과 대회 관계자들의 관심이 온통 최경주에게 쏠렸다. 이른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려 최경주가 전반 홀을 마칠 즈음에야 그쳤고 최고 기온이 섭씨 14도밖에 되지 않아 쌀쌀했지만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던 덕분인지 플레이에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중반 들면서 샷 정확도가 조금씩 떨어졌고 7번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다. 약 4m 거리의 파 퍼트가 살짝 홀을 비켜갔던 것. 최경주는 후반 들어 12번홀에서 2m의 슬라이스 라인 퍼트를 성공시키며 파 세이브했고, 파3 13번홀 버디 이후 14번홀에서 세컨 샷이 관중석에 맞았으나 되 튕겨 갤러리들이 다니던 평평한 러프에 떨어진 덕에 무난히 파를 기록하는 등 위기도 몇 차례 넘겼다. 그러나 15번홀에서 두 번째 보기를 기록, 선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 마지막 홀에서는 세컨 샷한 볼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진 데다 4m 정도 되는 파 퍼트가 컵 오른쪽으로 살짝 빠져 보기가 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평균 비거리 302야드의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홀은 3개 뿐이었고 아이언 샷은 대체로 정확하게 핀을 향했으며 퍼팅도 정교해 ‘톱 랭커’의 기량을 충분히 과시했다. 이날 3퍼팅은 한 개도 없었고 1퍼팅이 7개로 총 퍼트 수는 29개였다.
우즈는 3번홀 버디에 6번홀 이글로 쾌조의 흐름을 보인 뒤 8번홀 보기를 9번홀 버디로 상쇄, 전반을 3언더파로 마쳤다. 후반 들어 12, 13번홀 연속 보기로 주춤거렸으나 무려 284야드의 파3인 16번홀에서 3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며 버디를 낚아 갈채를 받았다.
폴 맥긴리가 4언더파 67타를 쳤고 마이클 캠벨이 3언더파 68타를 기록했으며 지난 99년 카누스티에서 브리티시오픈 우승의 영광을 안았던 폴 로리는 2오버파 73타로 출발이 다소 부진했다.
이날 경기는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은 데다 오전까지 내린 비로 그린이 부드러워진 덕에 예상 외로 언더파 행진이 많았다.
최악의 플레이로 수모를 겪은 선수들도 적지않았다. 지난 2004년 이 대회 우승자인 토드 해밀턴은 버디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더블보기 2개에 보기 6개로 10오버파 81타나 기록했고 본 테일러와 더피 왈도프 등은 11오버파 82타로 몰락했다.
한편 최경주에 이어 이동환(20ㆍ고려대), 이원준(22ㆍLG전자), 양용은(35ㆍ테일러메이드), 이승호(21ㆍ투어스테이지) 등이 경기에 나서 이 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5명의 한국인이 커누스티 골프링크스를 누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