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올해도 판매목표 못채우나" 우려 확산

■ 시민들 현대차 불매 움직임<br>물량 확보 못해 해외 딜러망 벌써부터 흔들<br>지난달 28일부터 10일간 1만263대·1,552억 손실<br>노조 예정대로 12일 파업땐 생산차질 눈덩이


"현대차 올해도 판매목표 못채우나" 우려 확산 ■ 시민들 현대차 불매 움직임물량 확보 못해 해외 딜러망 벌써부터 흔들지난달 28일부터 10일간 1만263대·1,552억 손실노조 예정대로 12일 파업땐 생산차질 눈덩이 김상용 기자 kimi@sed.co.kr 관련기사 • "싸우면 얻는다" 구태의연한 기대 못버려 • 비정규직법 시행 등 올해 노사관계 더 불안 • "도대체 몇번째냐" 고객들, 불의와 타협말라 • 비난 여론·조합원 참여 저조… 사면초가 상태 • "현대차 싫다… 제발 도요타 반만 닮아라" • "현대차 노조 집행부 위한 들러리 싫다" • "자동차산업 3대 경영위기에 직면" • "올해도 판매목표 못채우나" 우려 확산 • "투쟁 해봐야 임금·고용 더 손해" 성토 목소리 #1. 지난해 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전미 현대차 딜러회의. 미국 각지에서 모여든 현대차 딜러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둡기만 했다. 현대차 본사의 잦은 파업으로 물량을 미처 확보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항의에 시달리느라 지친 표정들이 역력했다. 딜러들 사이에서는 2007년에도 판매목표를 제대로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높아지며 우울한 분위기를 면치 못했다. #2. 올해 초 세계 자동차업계의 격전이 벌어졌던 '2007 디트로이트 모터쇼'. 이번 전시회의 최대 관심은 중국 업체들의 대약진이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으로 신차를 앞다퉈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반면 현대차 등 국내 업체들은 뚜렷한 신차를 내놓지 못한 채 관심권에서 오히려 벗어나 대조를 이루었다. 현대차 노조의 성과급 투쟁으로 촉발된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상황은 국내외에 일파만파의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당장 현대차 딜러들의 고민은 새해 벽두부터 암울한 현실로 속속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수출팀의 한 관계자는 "아반떼ㆍ겟츠 등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차종의 경우 이번 노사갈등으로 납기가 지연될 것이 예상돼 딜러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현대차의 일부 해외 딜러망이 벌써부터 흔들리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업체들은 내심 현대차 사태를 즐기는 듯한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현대차가 올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글로벌 구상은 출발 초기부터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외에서 273만5,000대를 팔아 42조원의 매출(해외법인 포함)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같은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23만5,000대나 늘어난 것으로 공격 경영을 통해 환율 리스크와 치열한 경쟁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부터 10일 현재까지 열흘(휴일 제외)간 노조의 잔업 및 특근 거부로 생산하지 못한 차만 1만263대(1,552억원)에 이르고 있을 정도다. 출발부터 '험난한 한해'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노조가 당초 일정대로 12일 파업 강행을 결정한다면 생산차질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영석 한남대 교수는 "도요타가 지난 90년대 어려운 가운데서도 적자를 내지 않았던 원동력이야말로 바로 노사 화합"이라며 "노조문제가 있는 한 한국 자동차산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사태로 현대차의 글로벌 경영전략도 뿌리째 흔들릴 위기에 몰려 있다. 현대차는 기아차와 함께 2010년 600만대 생산체계를 목표로 전세계에서 설비 확충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베이징 공장에 10억달러, 체코 공장에 8,470억원, 인도 공장에 6억~7억달러 등 2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대차는 미래 신차 개발과 엔진 개발 등 연구비로 연간 1조원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다 환율 하락도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태다. 현대차는 달러당 환율이 올해 88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영업이익이 1,398억원 감소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는 올해 최악의 경우 8,400억원의 손실까지 우려된다. 잦은 현대차의 갈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염증도 위험수위를 넘어선 상태라는 데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유지수 국민대 교수는 "80년대 영국에 있을 때 영국 친구가 스웨덴의 볼보를 사기에 왜 재규어를 안 사냐고 물어봤더니 파업이 심해서라고 대답하더라"며 "결국 영국 자동차산업이 붕괴됐으며 이는 한국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번 기회에 현대차가 원칙을 분명히 지켜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희망의 단초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노사가 너 죽고 나 죽기식의 한국형 부부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김 교수는 "(지금 현대차 노조의 행태는) 노사가 똑같이 죽어서 공평해지자는 것"이라며 "외국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생산 캘린더가 11개월밖에 없다고 비아냥거린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노조의 협조를 통한 작업의 유연성, 현장에서의 생산성 제고, 원가절감 노력이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허문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도 "무엇보다 노사관계가 안정돼 상생협력 관계로 발전된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1/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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