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세계은행은 빈곤국 개발원조 및 빈곤퇴치를, IMF는 세계 경제안정을 목적으로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을 통해 창설됐다. 두 기관은 60년간 많은 업적을 남기기도 했지만 반세계화 운동단체, 환경운동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기도 하다.
세계은행은 대규모 차관을 통해 빈곤국들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은행을 통해 공급된 자본은 저개발 국가 독재정권들의 권력기반이 되거나 권력층의 부패온상이 되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세계은행의 개발원조자금이 저개발국가의 무분별한 개발에 쓰여 환경파괴의 원인이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세계은행의 차관은 빈곤국들의 부채규모를 키워 장기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은 과도한 대외부채와 재정적자로 위기를 겪었고, 인도 또한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웃돌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한편 IMF는 90년대 후반의 아시아 외환위기 및 최근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 사태에 잘못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IMF의 지원프로그램은 긴축재정과 자본시장개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금융위기에 처한 국가의 경제회복속도를 늦추고 경제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IMF의 구제금융 지원 규모가 선진국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은행과 IMF가 차관업무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금공급은 국제금융시장에 맡기고 두 기관은 정책 조언이나 거시경제조정 등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은 “세계은행은 차관을 직접 제공하기보다는 빈곤국의 채권 발행을 감독ㆍ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IMF 세계경제 리서치 국장 케네스 로고프는 “IMF의 자금지원은 도덕적 해이를 야기해왔다”며 “대출 기능이 없어도 IMF의 역할 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