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작가와 대화 나누고 성장 가능성 판단… 미술 작품 수집

세계적 컬렉터겸 작가 김창일 아라리오 갤러리 회장


“작품 수집에 앞서 작가와 충분히 대화를 해 향후 성장 가능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신뢰할 만한 딜러를 고르는 거죠.” 지난해 영국 미술전문지 아트리뷰가 선정한 ‘세계 100대 컬렉터’ 중 87위에 이름을 올린 유명 컬렉터이면서 씨킴(CI Kim)이라는 예명을 쓰며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창일(57ㆍ사진) 아라리오 갤러리 회장은 작품 수집의 노하우를 이렇게 말한다. 미술관련 정규 교육도 받지 않은 그가 어떻게 세계적인 컬렉터가 됐을까. 그는 “일단 작가를 직접 만나 봐야 한다”라며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작품의 진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시골 무지랭이로 보이는 내가 데미안 허스트의 200만 달러짜리 ‘힘(Hymn)’을 살 수 있었던 건 찰스 사치를 직접 만나서 거래했기 때문”이라며 “믿을만한 딜러를 통하면 같은 작가 작품이라도 더 우수한 것으로 구할 수 있다”고 딜러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천안ㆍ서울ㆍ베이징ㆍ뉴욕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 및 법인 명의로 300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그가 샀다는 소문이 돌면 작품이 날개돋힌 듯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 2년 전 그가 25만달러에 구입한 인도 작가 수보드 굽타의 작품을 백지수표까지 제시하며 사겠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세계 미술계에서 그의 입지는 커가고 있다. 작가를 중시하는 김 회장답게 아라리오 갤러리는 국내외 32명의 전속작가를 확보하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 전속작가를 위한 작업실도 마련했으며, 중국작가(왕광이ㆍ팡리쥔)와 인도작가(날리니 말리니)의 전시를 기획하고 우리작가들의 해외 전시도 꾸준하게 준비한다. 그는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는 현대미술에서 새롭게 부상한 중국과 인도에 밀리는 한국 미술의 위상을 일으켜 세우는 게 내 꿈”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스위스ㆍ영국ㆍ프랑스 등지에서 현재 열리고 있는 전속작가 권오상ㆍ이동욱ㆍ권오상ㆍ전준호 개인전 등을 통해 꿈을 실현해가고 있다. 김 회장은 70년대말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고 80년대 천안 터미널에서 유통사업을 하며 89년에 백화점과 멀티플렉스 극장을 겸한 복합 문화공간 아라리오 시티를 만들었다. 장사만 하고 돈 벌 줄만 알던 그가 미술에 눈을 뜨면서 돈 잘 쓰는 법을 터득했다. 한편 김 회장의 안목을 볼 수 있는 소장품전이 내달 20일까지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린다. 그의 첫 소장품전이라 국내외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데미안 허스트의 초기 원형 페인팅, 키스 헤링의 조각 등 45점이 전시된다. (041)55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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