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머징' 가고 '장기자금' 온다

'위험자산 선호' 이머징마켓 자금 이탈<br>안정된 장기투자자금 유입 급속 증가세<br>"외국인 매도 압박 크게 완화 될것" 기대


'이머징' 가고 '장기자금' 온다 외국인 '투기성' 이머징마켓 자금 이탈선진국 투자펀드내 한국물 비중은 급증"외국인 매도 압박 크게 완화 될것" 기대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국내 증시에서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외국인이 사라지고 선진국을 선호하는 안정된 외국 자금이 그 자리를 메우는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이머징마켓 펀드에서 한국물의 비중은 지난 2004년 이래 꾸준히 줄어 들고 있는 반면, 선진국에 주로 투자되는 펀드 내에서는 한국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올라서고 있는 것. 오래 전 국내 시장에 유입된 이머징마켓 자금의 빠른 이탈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금은 지난 2004년 8월 이후 12조원에 육박하는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와 달리 안정된 선진국 투자자금의 유입도 이에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에 투자하는 해외 뮤추얼펀드 중에서도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GEM(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내 한국물 비중은 지난 2004년 상반기 19.47%에서 지난 7월 말 현재 16.53%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주로 선진국시장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 펀드에서 한국물 비중은 작년 상반기 1.84%에서 2.55%로 상승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결국 지난 2004년 이래 지속되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은 이머징마켓의 고수익을 노리는 투기적인 자본이 빠져나가고 보다 안정된 수익처를 찾는 새로운 자금이 수혈되는 ‘손바뀜’ 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한국증권측 분석이다. 2004년 8월부터 지난 4일 현재까지 국내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무려 369조8,000억원. 하지만 그와 맞먹는 358조원 가량이 국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조사기관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이 미국 등 세계 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내 국가별 편입비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1.6%)은 캐나다에 이어 세계 9위를 차지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FTSE선진국지수에 편입된 국가들 중 15개국이 글로벌 펀드 내에서 한국보다 편입비중이 낮다”며 “한국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머징마켓 펀드내 한국 비중이 이미 수년래 최저수준으로 급락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외국인 매도 압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86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2억원, 선물시장에서도 5,294계약의 매수 우위를 기록, 지난 4월 이래 처음으로 이틀 연속 3개 시장에서 동시매수에 나섰다. 운수장비, 보험, 기계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도 지난 8월 초 대비 순매수로 전환, 지난 4월25일 이후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팔자’ 공세를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장호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3년 5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28조9,000억원 가운데 상당부분이 시장에 나왔을 것”이라며 “앞으로 외국인 매도기조는 중립 또는 순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FTSE편입 결정 앞두고 가능성·효과 의견 엇갈려 한국 증시의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결정을 앞두고 편입 가능성 및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으며 편입 이후 중장기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반해 올해도 편입 가능성이 낮고 설령 편입된다고 해도 자금유입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선진국지수 편입 국가를 결정하는 FTSE 지수위원회 회의가 개최된다. FTSE 지수는 MSCI 지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큰 투자지표이며 시장지위에 따라 선진국시장과 준선진국시장, 신흥시장 등으로 구분한다. 선진국시장은 미국과 일본, 영국 등 24개국 23개시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 증시는 대만, 브라질, 이스라엘, 남아공, 멕시코 등과 함께 준선진국시장에 속해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와 관련해 "한국 증시가 외환시장 자유화와 주식 대차거래 허용, 통합계좌, 공매도 허용, 장외거래 등 FTSE가 제시한 조건을 대부분 충족시켰기 때문에 작년 9월에 비해 편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국 증시가 준선진국시장에서 빠져나갈 경우 해당 지수에 큰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이번에도 선진국시장 편입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적지않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하고 있는 건 시장 자체의 결합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한국 증시를 대체할 만한 국가가 없다는 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국 증시가 한국을 대체할만한 시장으로 성장한 이후에나 선진국 지수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이다. 이와 함께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다고 해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펀드 내 주요 국가의 편입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은 이미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입력시간 : 2006/09/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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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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