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R&D 강국 위상' 정부, 테러와의 전쟁 군비확대등으로 투자소홀기업도 亞등 신흥국가로 연구센터 이전 잇달아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미국이 '연구개발(R&D) 공동화'에 빠졌다. 연방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에 따른 군비확대ㆍ사회보장 강화 등으로 R&D 투자여력을 상실했고, 기업들도 아시아 등 신흥국가로 연구센터를 이전에 적극 나서면서 미국이 R&D분야 초일류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R&D 투자 절대규모는 경제호황을 구가하던 1992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기술주 급락과 함께 2002년 감소했다. 2003년 2,919억 달러에 이어 2004년에는 소폭 오른 3,12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3,289억 달러로 2.9%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90년대 R&D 증가율에 비해서는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미국이 세계 R&D 투자의 31%를 차지하는 등 아직까지는 'R&D 제국'으로서의 면목을 지키고 있지만 다른 경제지표를 감안한 상대적인 비율에서는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비율은 스웨덴ㆍ핀란드ㆍ일본ㆍ스위스ㆍ아이슬란드ㆍ한국에 이어 7위에 머물고 있다. 또 R&D 중 기초연구 지출비중은 11위, 국방분야 투자를 제외할 경우 GDP 대비 R&D 비율은 22위에 그치고 있다. 실제 미국 연방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군비증가와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등에 예산을 과다하게 치중, 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하는 R&D 투자는 소홀히 하고 있다. GDP에서 차지하는 연방정부의 R&D 투자비율은 올해 0.5%에 그치고 2007년에는 0.4%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0년 전만 하더라도 연방정부가 전체 R&D의 67%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30%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미국 연방정부의 R&D 투자 둔화는 최근 한국과 중국이 매년 정부 R&D 투자를 10% 가량 늘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기업들의 R&D 투자도 신통치 않다. 지난 2000~2004년 미국 기업들의 R&D 투자증가율은 0.3%에 그쳤다. 이는 지난 94년부터 2000년까지 7.2%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아시아 등 신흥국가로 연구센터와 인력을 이전하고 있는 데다 개발이익을 현지에서 재투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하이테크 기업들의 40%가 R&D 관련 센터를 아시아에 두고 있을 정도다.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부즈앤런 해밀턴은 중국과 인도가 세계 R&D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04년 19%를 차지했는데, 2007년에는 3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과학발전협회의 케이 고이즈미 이사는 "미국의 R&D 투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반면 다른 국가들의 R&D 투자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향후 미국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입력시간 : 2006/09/04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