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2월18일] <1322> CM 스캔들


철로변 양쪽 60m 공간 우선사용권에 철도 1㎞당 토지 3,200만㎡ 무상제공.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한 유니언퍼시픽(UP)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방안이다. 정부는 UP의 회사채를 받고 국채까지 내줬다. UP가 온갖 특혜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건설 자회사인 크레디트 모빌리에(Credit Mobilier)를 통한 뇌물공세. 정치인들에게 주식을 뿌린 다음 해마다 76~181%의 고율 주식배당과 함께 165%의 현금 및 채권 배당까지 실시해 환심을 샀다. 배당재원은 두 배 이상 과도하게 책정된 공사비에서 나왔다. 거액의 뇌물성 주식과 고율 배당을 제공한 인물은 크레디트 모빌리에의 대주주이자 매사추세츠 출신 하원의원인 오크스 에임스. 주식을 받은 현직 부통령과 대권후보, 주요 여야 의원들은 폭리구조에 눈 감고 UP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늘리는 데 앞장섰다. ‘영원한 비밀’로 여겼던 부패구조는 1872년 9월 회사의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한 소액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진상조사에 나선 의회의 특별위원회가 1873년 2월18일 에임스를 제명함으로써 끝날 것 같았던 스캔들은 경기침체라는 후유증을 남겼다. 당시까지만 해도 자본조달의 주경로였던 유럽에서의 채권발행이 거의 중단된 탓이다. 런던 금융가에서는 ‘천사가 보증해도 미국 채권은 믿을 수 없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마침 오스트리아에 발생한 금융공황과 맞물려 미국경제는 1873년 대공황으로 빠져들어갔다. 대륙회단철도의 서쪽 구간을 맡았던 센트럴퍼시픽(CP)도 비슷한 수법으로 세금을 축냈지만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다. CP의 대주주는 부당이익금을 뇌물로 쓰지 않고 교육사업에 투자한 결과 오늘날까지 스탠퍼드대 설립자로 존경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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