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ㆍ일본의 대표 인터넷 기업인 NHN과 구글ㆍ소프트뱅크가 이제 고유 영역을 넘어 정보기술(IT) 모두를 아우르는 최강자로 부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인터넷 3인방은 검색과 포털 등 인터넷은 물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분야를 아우른 뒤 이제는 통신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IT산업에서 지금까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직계열화가 이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5일 기자회견을 갖고 ‘구글폰(일명 G폰)’을 위한 모바일 소프트웨어 ‘앤드로이드(Android)’를 선보일 방침이다. 지난해 유튜브와 더블클릭을 인수해 사용자제작콘텐츠(UCC)와 온라인 광고시장을 동시에 장악한 구글이 이제 이통시장 진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퀄컴ㆍ모토롤러ㆍ스프린트ㆍNTT도코모 등 모두 30여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통해 구글이 바야흐로 ‘검색황제’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IT 최강자’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81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IT 분야에 첫발을 내디딘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보다폰재팬을 인수하며 이통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일본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특히 소프트뱅크가 선보인 ‘가입자 간 통화료 완전 무료’ 상품은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쳐 휴대폰 요금인하 경쟁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2004년 이후 우리나라의 검색 지존으로 자리잡은 NHN은 지난달 한국영상정보원과 제휴를 맺으며 영화 콘텐츠 역량을 강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무선 통신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업체인 LG텔레콤과는 무선인터넷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KT와도 ▦전화 음성검색 ▦IPTV인 ‘메가TV’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등 전천후 제휴관계를 맺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3인방이 결국 ▦유무선 인프라와 ▦검색ㆍ포털 등 인터넷 플랫폼 ▦UCC와 SNS를 포함한 콘텐츠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공룡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알맹이가 있는 콘텐츠를 고객들이 잘 아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안정적인 ‘인프라’로 제공하겠다는 게 구글ㆍ소프트뱅크ㆍNHN의 야심이라는 것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생이 다른 3개 업체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움직이는 것은 인터넷산업을 넘어 IT산업의 발전방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들의 실험에 기존에 자기 분야에서 1위를 지기던 기업들의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