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업계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시장 점유율이 3년 6개월 만에 30%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자 펀드에서 하루 5,000억원 이상의 뭉칫돈이 빠져나는 과정에서 펀드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미래에셋에 환매가 집중된 탓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은 30조8,792억원으로 전체 국내외 주식형펀드(102조9,333억원)의 29.9%를 차지하며 2007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30% 아래로 떨어졌다. 미래에셋은 '펀드열풍'에 시동을 걸었던 지난 2005년 순자산총액 10조원, 시장점유율 20%(2006년 11월 합병한 미래에셋투신운용 합산)를 잇따라 돌파했다. 이어 1년이 채 안된 2006년 1월말 시장점유율 30.43%를 기록하며 30%선을 처음 넘었고, 그 해 4월말 순자산총액이 47조7,125억원으로 치솟으며 5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미래에셋은 2007년 2, 3월 시장점유율이 29%대로 잠깐 떨어졌지만, 이후 2009년 5월말 사상 최고의 시장점유율인 35.23%를 기록하는 등 펀드 대량유출 사태에도 불구하고 3년 6개월간 시장점유율 30%대를 줄곧 지켜왔다. 하지만 펀드만기 3년이 돌아오는 2010년 환매행렬은 버티긴 힘들었다. 지난 10일 코스피지수가 2년 3개월 만에 1,800선을 넘어서자 펀드자금 유출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금투협 집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국내주식형펀드에선 5,342억원이 순유출 됐다. 이는 올 들어 2번째로 큰 규모다. 수익률도 발목을 잡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연초 이후 6.02%)은 시장 평균(7.18%)에 미치지 못했고,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3.82%)은 양호한 편이지만 올해 말 비과세혜택 종료를 앞두고 환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의 점유율 하락을 단기간 급격한 성장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으로 보고 있다. 실제 2~5위권 업체 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8.60%)을 제외한 한국투신운용(8.72%), 삼성자산운용(7.49%), KB자산운용(3.87%) 등은 펀드환매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미래에셋 펀드에 가입했던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경우 원금을 회복했거나 수익을 실현하면 펀드를 환매해 다시 예금을 하거나, 랩 어카운트 투자로 방향을 돌린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수익률을 앞세운 공격적인 액티브펀드의 매력으로 업계 1위가 됐지만, 최근 들어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니즈가 커졌다"며 "일련의 펀드사태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점차 자신의 투자형태에 맞는 다양한 운용사, 다양한 상품으로 분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