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천연가스 자체 생산… 글로벌 기업들 '초긴장'


중국이 점차 천연가스 생산 대국으로 탈바꿈함에 따라 유럽 및 러시아의 주요 천연가스 생산 업체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중국이 2020년 이후 독자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천연가스 생산량을 크게 늘려나갈 것”이라며 “유럽 등지의 글로벌 가스 업체들이 세계 최대의 고객을 잃고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볼 처지에 놓였다”고 밝혔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0년~2030년께 필요한 천연가스 수요의 절반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중국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수요 증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ㆍ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의 ‘파이’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신문은 2020년 이후 10년 동안 중국의 천연가스 수요를 연간 1,600만톤으로 추산하며, 이 중 800만톤을 매년 중국이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중장기적인 천연가스 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까닭은 천연가스 생산이 점차 기존의 ‘ 원유와 비슷한 방식’에서 ‘석탄과 비슷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는 원유처럼 한정된 곳에서만 추출해 왔는데 셰일 암석 등 석탄층에서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비전통적 가스’(unconventional gas) 생산 기술이 최근 확산됨에 따라 중국의 본격적인 수혜가 가능해 질 것이라는 평가다. 전체 에너지 수요의 25% 가량을 천연가스로 공급하는 미국의 경우 세계 최초로 이 같은 기술을 본격 도입해 ‘천연가스 수입 제로(0)’ 국가로 거듭났다. 이에 따라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은 하향 추세를 보여 왔고, 유럽의 소비량마저 정체되자 중국은 2005년 이후 가스업계의 최대 고객으로 부상했다. FT는 “BGㆍ로얄더치셀ㆍBPㆍ엑손모빌ㆍ세브론 등 LNG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업체들이 2~3년 안에 중국과 모종의 ‘딜’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잠재적인 바이어로서의 중국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에너지 수출을 통해 얻고 있는 러시아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천연가스가 점차 석탄과 같아진다는 의미는 독점 공급 원리 역시 깨진다는 것”이라며 “동유럽에서 쉐일 가스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러시아가 천연가스 운송을 둘러싸고 구 소련 및 유럽 국가들과 정치적 공방을 지속해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생산국가로 지난해 말 현재 글로벌 점유율(저장량 기준)이 23.7%에 달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전통적 가스 생산 방식이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이나 장점과 동시에 단점도 갖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셸 가스 생산이 확대되면 세계 각국에서 동시 다발적인 생산이 가능해져 천연가스에 비해 많은 공해를 일으키는 석탄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에는 타격을 줄 수 있는데다 광산업의 발전으로 주변 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는 “공해물질 방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과 없앨 수 있다는 것이 결코 대체제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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