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판계 화두는 '행복'이었다. 행복의 원칙을 제시하는 '행복한 이기주의(21세기북스), 행복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행복'(예담), 인생의 교훈과 격언을 담은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조화로운 삶 펴냄) 등 때로는 전략적으로, 때로는 잔잔한 교훈으로 무덤덤해지는 심장을 데워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속속 올랐다. 몇 년간 출판계 키워드였던 '성공'을 밀어내고 행복이 뜬 것은 돈 보다는 인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발간 후 한 달이 지난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고수하는 '인생수업'이 여타 행복관련 책과 다른 점은 죽음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는 점. 미국의 사상가이자 호스피스 운동을 처음 시작한 저자가 평생을 바쳐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가슴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들이 들려주는 교훈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기획 당시 출판사 내부에서는 너무 무겁고 진지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승희 이레 편집장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을 차지하고 있어 쉽게 팔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인생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은 독자들에게 좋은 평을 얻었다"고 말했다. 핵심은 내가 진정 원하는 바를 찾으라는 것. 내면에서 울리는 공명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는 삶이 행복이라는 주장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은 인생의 스승들이다. 삶이 더욱 분명하게 보이는 것은 죽음의 강으로 내몰린 그 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과목은 사랑ㆍ관계ㆍ상실ㆍ인내ㆍ용서 등이다. 수업은 나 자신이 진정 누구인가 하는 깨달음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그것이 수업의 완성이다." 시인 류시화 씨가 번역을 해 문장이 깔끔하고 시적인 것도 독자들의 감동을 끌어낸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