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금 퍼붓겠다는 일자리 창출계획

각 분야에 걸쳐 수많은 일자리 창출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정부가 이번에는 2010년까지 사회서비스 일자리 8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기관의 일자리 창출계획은 지난 6월의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의 5년간 60만개, 여성부의 여성 일자리 60만개에 이어 정부 사회서비스기획단의 사회서비스분야의 일자리 90만개기까지 일자리 창출계획이 줄을 잇고 있다. 중복되는 점이 많은 계획의 연이은 발표에 국민은 헷갈리고 종잡을 수 없을 지경이다. 한마디로 숫자 놀음의 계속이다. 이대로라면 일자리 풍년이 들어 인력이 모자라지나 않을 지 걱정된다. 이처럼 경쟁하듯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계획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릴 뿐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의식했다는 오해를 사기 십상이다. 35만~40만명으로 세웠던 올 일자리 창출계획을 35만명으로 낮춘 상황에서 장밋빛 계획을 연이어 발표한다고 해서 이를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 ‘비전2030’처럼 아무리 좋은 계획도 재정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탁상공론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80만개 일자리 창출 전략도 재원조달계획이 확실하지 않다. 일자리 창출은 재원이 뒷받침 되고 수혜자의 근로의욕을 부추길 수 있는 질이 동반될 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퍼주기식의 일자리 대책은 인적 자원 배분을 왜곡시키게 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자리 창출도 퍼주기식의 아르바이트형이 많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이 한계점에 달한 상황에서 정부가 사회서비스분야의 일자리 확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사회서비스에 수요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일자리 창출 등 복지정책은 치밀한 계획아래 세워져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재원조달계획도 확실하지 않은 복지정책을 경쟁하듯 조급하게 발표할 일이 아니다. 국민은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 되는 미래의 장밋빛 계획 보다 취업난 등 지금 겪고 있는 삶의 고통을 해결주길 바라고 있다. 기업할 맛 나는 분위기를 만들어 민간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갈 때 일자리도 창출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정부 재정지원을 통해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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