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7일 “현행 선거법은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3부 요인과 중앙선관위원장 부부동반 초청 만찬에서 “선거법 개정과정에서 여야가 선명성 경쟁을 하다 보니 자유로운 선거운동의 발목을 잡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기만 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여당의 선거구제 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정치권에 본격적인 선거법 개정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선거법 개정범위에 대해 “국회의원이 정책개발을 하려면 교수도 몇 명 만나 밥도 먹어야 하는데(현행 선거법하에서는) 밥도 못 산다”며 “(국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사법적 질서를 문란케 하지 않고, 금전매수가 안되는 정도가 돼야 한다”고 윤곽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유지담 중앙선관위원장도 “선거법이 선거활동을 너무 제약해서 투표율이 떨어질 것을 걱정했을 정도”라며 “법인의 정치자금 기부한도도 너무 제약된 측면이 있다”고 거들었다.
노 대통령은 또 “당내 선거에서도 깨끗하고 효율적인 선거가 가능하도록 규범이 필요하다”며 당내 경선 관련 규정의 신설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편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18일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선거구제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강력 여당이 됐으므로 중대선거구제 개편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