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던 북한 대표팀이 2010 남아공월드컵이 끝난 뒤 귀국 후 사상비판에 회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7일 북한 내부소식에 정통한 중국인 사업가의 전언을 인용, "지난 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선수들을 놓고 사상투쟁회의가 열렸다"면서 "하지만 재일교포인 정대세와 안영학 등은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박명철 체육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월드컵에 참가한 대표선수들에 대한 대논쟁 모임이 있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사상비판 현장에는 체육성 산하 각 종목별 선수들과 평양체육대학, 김일성종합대학, 김형직사범대학 체육학부 학생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소식통은 "대표팀의 김정훈 감독과 선수들을 무대에 올려놓고 체육성 산하 종목별 선수대표와 대학대표의 비판이 벌어졌으며, 리동규 해설원이 개별 선수의 결함을 지적하면 다른 참석자들이 뒤이어 비판했다"면서 "회의 말미에는 대표팀 선수들을 한 명씩 내세워 김정훈 감독을 비판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소식통의 전언을 인용, "이번 대논쟁의 내용이 '김정은 청년장군의 믿음을 저버렸다'는 것이어서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아마 김정훈 감독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작년 6월 축구대표팀이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하자 각종 강연회 등을 통해 후계자 김정은이 영도한 결과라고 선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