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ㆍ정ㆍ청의 조율 역할을 맡게 될 이재오 특임장관이 1일 개헌과 관련해 “개헌을 하려고 하면 지금이 적기”라면서도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기국회 개회식 참석에 앞서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원내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노 대표가 개헌에 대해 묻자 “임기 초에는 잘못했다가는 장기집권하려고 한다고 할 테니 손도 못 댈 것이고 이제는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는 것은 아니니까 비판이 적지 않겠느냐”며 개헌 의지를 피력했다.
이 장관은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잘못 얘기하면 정략적이라고 하니 특히 정부에서는 국회와 여야 간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라며 정치권의 개헌 논의를 간접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여당이 먼저 무엇을 제안하면 정략적이라고 비판하니까 될 것도 안 된다.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정말로 한번 정치 선진화를 이뤄놓겠다는 생각으로 제안한 것이니 국회에서 어떻게 진행하는지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이 정략적인 개헌 논의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야의 개헌 논의는 오는 10월3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선진국으로 가면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하고 개헌ㆍ선거구제ㆍ정당제도ㆍ행정구역을 묶어서 선진국형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구제 문제를 포함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수십년간 대통령 하나 가지고 여야가 박 터지게 싸우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이 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선거제도를 바꿀 수밖에 없다. 지금은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은 영남에서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