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상반기 순익 사상최대
수출호조등 힘입어 26兆8,419억…작년보다 89% 급증
내수부진과 고유가, 미국경기 둔화 등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은 올해 상반기 수출호조 및 저금리 기조 등에 힘입어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ㆍ4분기 순이익 규모가 1ㆍ4분기보다 11.37%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등 기업경영에 타격을 줄 악재들만 즐비하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기업 수익성 둔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17일 증권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법인 535개사(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의견거절ㆍ부적정ㆍ한정의견을 받은 기업은 제외)의 반기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 순이익 규모는 26조8,4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09%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은 289조4,9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1% 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호조는 수출증가율이 높았던 1ㆍ4분기 실적이 반영된 때문이다. 1ㆍ4분기 중 14조2,296억원에 달했던 순이익은 2ㆍ4분기 12조6,123억원으로 11.37% 줄었으며 경상이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11.38%, 1.33%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도 131조5,690억원에서 137조3,796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조업체의 이익창출능력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1ㆍ4분기 11.91%에서 2ㆍ4분기에는 11.18%로 0.73%포인트 떨어졌다.
내수기업이 몰려 있는 코스닥시장 등록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12월 결산 733개사의 2ㆍ4분기 순이익은 5,056억원으로 1ㆍ4분기보다 22.1% 감소했다.
정태욱 현대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는 "중국ㆍ미국 등 세계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한 2ㆍ4분기 이후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고 하강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을 대신할 수 있는 내수경기가 살아나야만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다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들은 사상최대의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회사채 순상환 등 부채축소에 주력해 제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97.69%(지난해 말 99.27%)를 기록했다.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입력시간 : 2004-08-17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