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기관 자금운용 '비상'

실세금리·환율 동반하락 돈 굴릴곳 마땅찮아<br>예금금리 낮추고 특판예금 판매 중단…외화예금 역마진 "해외이탈 움직임"

유동자금 해외유출 조짐 국내는 실세금리·환율 동반하락, 외국은 금리인상외화예금 역마진 늘고 외화 송금액 급증…금융기관 돈굴릴곳 없어 자금운용 '비상' • "수익률은 줄고… 자금유입은 늘어…" 금융시장에 시중금리와 원ㆍ달러 환율 동반급락에 따른 후유증이 심화되고 있다. 둔화세를 보이던 부동자금의 해외유출이 다시 늘어날 조짐이고 금융권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금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은 올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외화예금의 '역마진'과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로 골머리를 썩고 있고 보험업계는 이차손(자산운용수익률이 보험료에 적용하는 금리보다 낮아 발생하는 역마진)으로 보험료 인상까지 추진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잇따른 금리하락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경기침체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지자 국내자금의 해외유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은행 외화송금액의 경우 지난 9월 5억3,400만달러에서 10월 6억9,800만달러로 늘어났고 이달 들어 15일 현재 이미 4억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말에는 1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와 원화환율 하락으로 국내에서 투자할 곳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 등 다른 나라는 금리를 잇따라 인상하고 있어 국내자금의 해외유출 가능성이 커졌다"며 "대기업은 물론 개인ㆍ중소기업도 해외투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자금의 엑소더스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권도 예금은 늘어나는 데 반해 운용할 곳이 없어 부심하고 있다. 은행마다 여론의 비난을 받으며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고금리의 특판예금 판매도 조기 중단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거주자 외화예금의 역마진이 커져 은행권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예금의 손실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역마진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찾지 못해 재가입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말 103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던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달 말 현재 221억8,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무려 67.1%나 급증한 금액이다. 외화예금의 통상 금리는 2% 안팎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지난 15일까지 원화가치는 무려 8.43% 절상돼 사실상 6%포인트가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외화파생상품의 수익률 관리도 비상이다. 원화환율이 급락하면서 7~8월에 집중 발매된 환율연동 정기예금상품 가운데 수익률 0%가 확정된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를 강조해온 저축은행 역시 최근 들어 역마진이 속출하면서 수신금리 5% 전략을 잇따라 포기하고 있고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차손을 보전한다는 방침 아래 보험료 인상작업에 착수했다. 조영훈 기자 dubbcho@sed.co.kr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입력시간 : 2004-11-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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