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턱밑까지 쫓아와 있다

제9보(140~155)



백40이 좋은 수였다. 이것으로 백의 바깥 수가 부쩍 늘었다. 어차피 탈출로는 보이지 않는 상태인즉 자체의 수를 한껏 늘려놓고서 상대로 하여금 모두 메우고 잡아가게 만들겠다는 작전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이 방법이 백의 최선입니다."(온소진) 백44 역시 수를 한껏 늘리자는 수순. 강동윤의 흑47은 백의 바깥 수를 줄이는 좋은 수순이지만 그 전에 참고도1의 흑1과 백2를 교환하는 것이 집으로 이득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치우쥔의 백50은 기민했다. 이 무렵 찬찬히 계가를 해보던 윤현석이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뭐야! 백의 집이 왜 이렇게 많아졌지?" 사실이었다. 흑이 줄곧 대세를 리드한 것 같았는데, 더구나 중앙 전투에서 백돌 9점을 무난히 잡았는데 막상 계가를 해보니 의외로 미세한 바둑이었다. "그럼 흑이 진다는 얘기야?"(필자) "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 아주 미세해요."(윤현석) 윤현석은 참고도2의 백1, 3을 기정 사실로 보고 집의 분포를 설명했다. 백은 우하귀의 집이 30집이고 우변이 5집, 좌상귀가 30집, 하변이 4집으로 합계 69집이다. 흑은 중앙이 35집, 우상귀가 20집 좌변이 5집 좌하귀가 11집으로 합계 71집이다. 흑이 덤 6집반을 내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끈질긴 치우쥔이 어느새 턱밑까지 쫓아와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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