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개미 '네마녀 심술' 막았다

어제 최대 프로그램 차익매도 불구 충격 적어<br>외국인도 장마감 직전 순매수로 전환 힘보태<br>반등여지 생겼으나 경기둔화로 큰 폭 힘들듯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11일 쿼드러플위칭데이(지수 및 개별종목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는 연기금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무난히 지나갔다. 이번 동시만기일은 매수차익잔액과 9월 위기설, 게다가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변동성 확대에 대한 염려가 컸다. 그러나 연기금과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5,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에 나선데다가 외국인들도 1,146억원 ‘사자’ 우위를 보이면서 ‘선방’ 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1.74포인트(-1.48%) 하락한 1443,24포인트로 마감했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3ㆍ4분기 실적쇼크로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2~3% 하락한 데 반해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을 받지 않는 코스닥시장은 3.78포인트(0.84%) 상승한 454.78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을 “차익 프로그램 물량이 큰 충격 없이 시장에서 소화돼 수급상 숨통을 틔워 1,500선 돌파를 위한 기술적 반등의 여지가 생겼다”면서도 “해소되지 않은 금융위기, 높은 매수차익잔액,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큰 폭의 반등은 힘들다”고 내다봤다. ◇연기금 등 저가 대기매수세가 충격완화=이날 쏟아져 나온 차익거래 프로그램 순매도 금액은 총 9,132억원으로 지난해 11월21일(8,849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였다. 차익거래 프로그램 순매도 금액은 7,972억원으로 사상 4번째로 큰 금액의 물량이 단 하루 만에 시장에 출회됐다. 이날 시장에 매도된 프로그램 물량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지난 7~8월 양호한 시장 베이시스 때문에 유입된 매수차익잔액이 이번 만기일에 8,000억~9,000억원가량 청산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장 중 시장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으로 전환되며 차익거래 매물이 대량으로 나왔으나 연기금과 개인, 또 외국인들의 대기매수세가 충격을 완화시켜줬다”며 “만기일 며칠 전부터 상당 물량이 이미 시장에서 청산된 점도 완충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기금은 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총 5,473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들도 5,151억원을 순매수해 올 들어 두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장 중에 순매도세를 보이다가 동시호가 시간에 깜짝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술적 반등 가능할까=동시만기일 이후 시장의 관심은 1,500~1,600선까지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지 여부다. 다음주 일부 미국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 및 FOMC 회의 외에는 특별한 증시 이슈가 없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의 경우 ‘9월 위기설’, 남북관계 위험요인으로 최근 주가가 다른 이머징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만큼 위기설 진화 이후 소폭 반등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이번 만기일 이후 수급상 부담이 줄어든 만큼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국내 요인으로 추가 하락한 부분에 대해서는 100~150포인트 수준의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익프로그램 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것은 맞지만 12월물 미결제 약정이 9만2,000계약에 달하는데다가 롤오버 물량이 많아 프로그램 매물이 언제든지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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