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웰빙포트폴리오] "주가지수 보지 말고 기업을 보라"

곳곳에 암초 … 전문가도 증시 방향성 예측 어려워<br>목표수익률 낮추더라도 중장기적인 투자관점 필요<br>PBR 크게 떨어진 가치주 저가매수 기회 노려볼만


”코스피 지수를 보지 말고 기업을 보라” 약세장 속에서도 지수가 등락을 거듭해 전문가들조차 증시 방향성을 쉽사리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증시 주변 여건들을 종합할 때 왠만 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추세 상승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따라서 목표 수익률은 다소 낮추더라도 가치주를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증시가 불안하지만 어느 정도 바닥권을 확인한 만큼 주가순자산배율(PBR) 등이 크게 떨어진 가치주들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려 줄 대안종목으로 꼽혔다. ◇증시 곳곳에 암초…힘겨운 상승 전환=그동안 우리 증시는 유가급등과 글로벌 금융불안이라는 외부 악재에 전적으로 휘청거렸다. 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경기 하강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라는 내부 악재에 더욱 민감해지는 형국이다. 국내 경기는 지난2ㆍ4분기 민간소비가 전기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수 경기 침체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향후 공공요금 인상까지 앞두고 있어 민간 소비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견해다. 수출 역시 글로벌 경기 악화라는 회오리속에서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실적 충격에서도 나타났듯이 당초 기업들의 실적이 증권가의 예상치 보다 크게 벗어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섹터를 비롯해 금융섹터 등은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하지만 화학이나 철강 등은 상향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가가 다소나마 안정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있다. 특히 유가 하락이 향후 세계 경제 둔화를 미리 반영한 결과라는 인식이 확산될 때에는 단순히 하락세가 호재로 작용하기도 힘든 부분이다. 더불어 미국의 금융불안 불씨도 인디맥의 파산 경우처럼 언제든지 증시를 덮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둔화의 결과가 아니라는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주가의 추세 상승을 담보하기 힘들다”며 “또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기업 실적 역시 하향 조정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수 바닥권 공감대는 확산=하지만 증시의 가장 큰 호재는 ‘낙폭 과대’라는 말이 있듯이 올해 고점대비 상당 폭 하락한 지수는 큰 메리트로 꼽힌다. 이미 코스피 지수는 올해 최고점에서 무려 400포인트 이상 빠지며 1,400대까지 떨어졌다가 재상승한 후 추세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MSCI 기준으로 올해 이머징마켓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1.3배지만 우리 증시는 9.9배로 평균치보다 10% 이상 더 할인된 상황이다. 특히 증시의 특성상 경기의 호ㆍ악재를 선반영하는 특성을 감안할 때 이미 바닥을 다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하반기 예상 경제 성장율 3.9%를 가정한다면 올해 경기 저점은 4ㆍ4분기가 되고 경기선행지수는 9월, 그리고 주가 저점은 이보다 빠른 7월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물론 향후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경우 주가의 저점 확인 시기 역시 늦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이 일단 노출된 악재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는 만큼 다져놓은 바닥권 밑으로 크게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앞으로 국제유가가 150달러 이상에서 상당기간 동안 지속되는 최악의 상황만 아니라면 지수가 1,500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치주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에 나설 만=지수가 비록 바닥권은 어느 정도 확인했다고 할지라도 아직 변동성 장세를 탈피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약세장의 지속을 감안할 때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낮추더라도 중장기 투자에 나서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중장기 투자종목으로는 우선 가치주가 꼽힌다. 기업가치가 높지만 전반적인 지수 하락에 따라 PBR 1배 또는 PER 5배 이하로 떨어진 종목들이 주로 투자 사정권이다. 사실상 절대 저평가에 속하는 종목들이다. 또한 가치주들의 경우 주가하락으로 5% 이상의 배당률이 예상되는 종목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가 바닥권을 맴돌면서 상대적으로 가치주에 대한 매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저평가된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는 지금 시기가 중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배당수익률이 높고 PBR이 1배 이하인 가치주들로 현대H&S, 광주 신세계, 성우하이텍, 현대미포조선 등을 꼽았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1,500 중반 정도의 지수는 한국 기업들이 성장을 멈췄을 때를 가정한 주가”라며 “향후 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투자수익의 눈높이를 조금만 낮춘다면 장기투자자로서는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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