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웰빙 포트폴리오/2월호] 지난달 외국인 매매 동향

유가증권시장서 1조4,634억원 "사자" <br>'최대 매수세력'으로 재부상<br>낙폭컸던 19~25일 세일가격으로 발빠른 매집<br>전기전자 업종 "가격 부담없다" 9,770억 사들여<br>달러약세 등 영향 당분간 자금유입 지속 가능성


지난 한 햇동안 국내 증시에서 무려 3조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들이 새해 들어서는 최대 매수세력으로 변모했다. 1월 들어 지난 25일까지 주가가 급등과 급락, 반등을 거듭하며 출렁이는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634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뒷받침했다. 특히 주가 변동폭이 심했던 지난 19~25일까지 개장일 기준 5일 동안 외국인은 1조6,180억원을 순매수, 가파른 조정으로 값이 싸진 종목들을 ‘세일 가격’으로 재빨리 매집했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가들이 공격적인 주식매수에 나선 것은 1월 내내 이어진 달러화 약세로 원화 자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탓도 있겠지만, 단기간 내에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가격부담 없이 탄탄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매수기회라는 인식이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저렴해진 한국 대표주 “사자”=하락 장세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업종은 전기전자, 은행, 운수장비, 철강금속 등.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전기전자 업종에는 외국인 순매수액의 67%에 해당되는 9,770억원 가량이 몰렸다. 이처럼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가 두드러진 이유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 하는 국내 기업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 바꿔 말해 주가가 급락한 틈을 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우량 기업들이 외국인 매수의 주요 타깃이 된 것이다.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선호 경향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은 하나같이 각 업종을 대표하는 한국의 대표기업들. 삼성전자는 1월들어 25일까지 5,284억원이 순매수됐고, 하이닉스(1,806억), 포스코(1,568억), 현대차(1,206억), LG전자(1,009억), 국민은행(926억), 하나금융지주(917억), LG필립스LCD(882억), 현대건설((868억) 등이 뒤를 이었다. 함성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외국인들의 매수 경향을 감안할 때, 펀더멘털이 튼튼한 업종 대표주를 사서 장기 보유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IT와 철강, 유틸리티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 보험 등은 ‘팔자’=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 대한 집중 매수 속에서도 증권과 보험, 유통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순매도했다. 1월중 가장 많은 순매도가 이뤄진 것은 증권. 외국인들이 팔아치운 총 2,123억원 어치의 증권주 가운데서도 대형 증권사 주식의 매도가 눈에 띄었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보험업종에 대해서도 총 1,436억원 어치의 ‘팔자’ 주문이 나왔다. 종목별로는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각각 순매도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1월중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매도보다 매수세가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외국인 비선호 종목이나 업종을 특별히 지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함 애널리스트는 “매도 폭이 크지 않은데다, 1월에 일어난 순매도는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국내 증시 급락 직후부터 나타난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현상은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환매 우려의 완충하는 역할을 해냈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언제 다시 ‘팔자’ 세력을 돌아설 지 알 수 없다는 점. 위안화 평가절상과 국내 콜금리 인상 여부, 미국의 금리 추이 등 국내외 불확실 요인이 남아 있는데다, 유가와 환율 등이 증시에 주는 부담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인 외국인 매매 동향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다만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동아시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달러화 자산에 투자됐던 자금이 동아시아, 특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높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루 5,000억~6,000억원의 외국인 매수 강도가 지속될 수는 없겠지만, 글로벌 자금이 비달러화 자산으로 유입되는 규모가 늘고 있는데다, 작년의 대만처럼 특정 시장이 자금을 독식하는 상황은 종료된 것으로 볼 때, 한국 시장은 외국인들에게 여전히 투자 메리트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