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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산별노조 노사 대충돌 진앙되나]<중>사회적 비용 줄이는 현명함을
입력2006.07.03 17:32:53
수정
2006.07.03 17:32:53
"정치투쟁 치달을땐 노사 모두 불행"<br>노동계 한미FTA 반대등 정치색 띤 요구 조건 많아<br>재계 "글로벌 경쟁해야 하는데 대응 어떻게…" 고민<br>전문가 "근로자 복지등 고유 목적이 협상 우선돼야"
| 노동계는 산별노조 출범을 계기로 사회 양극화 해소, 민족자주권 실현, 국가보안법 폐지 등 정치적 분야의 제도개선을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를 내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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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산별노조 노사 대충돌 진앙되나]사회적 비용 줄이는 현명함을
"정치투쟁 치달을땐 노사 모두 불행"노동계 한미FTA 반대등 정치색 띤 요구 조건 많아재계 "글로벌 경쟁해야 하는데 대응 어떻게…" 고민전문가 "근로자 복지등 고유 목적이 협상 우선돼야"
이진우기자 rain@sed.co.kr
민병권기자 nesroom@sed.co.kr
노동계는 산별노조 출범을 계기로 사회 양극화 해소, 민족자주권 실현, 국가보안법 폐지 등 정치적 분야의 제도개선을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를 내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
민주노총은 지난 4월 산하 연맹별 순환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이 같은 구호를 내걸었다.
당시 민주노총 산하 각 연맹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요구한 조건은 ▦비정규직 권리보장입법 쟁취 ▦노사관계 로드맵 분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 저지 ▦무상의료 무상교육 쟁취 등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대부분의 요구조건이 개별 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복지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항들이다.
노동계는 앞서 지난 2월 말에도 비정규직 법안 및 노사관계 로드맵, 한미FTA을 놓고 연맹별 총파업을 벌였다. 경영계는 이에 대해 “노동관계법이 정한 쟁의목적을 벗어난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노동계의 파업철회와 정부의 강력한 밥집행을 촉구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았다.
재계는 노동계가 이처럼 사용자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파업’을 수시로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산별교섭 시대가 열리자 “오히려 투쟁동력만 더 키우게 됐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이슈까지 떠안아야 하나” 경영계 초비상= “자체 노사협상을 통해 임금인상과 복지 등에 대해 대부분 합의를 이뤘는데 노조측이 갑자기 상급단체의 지침이라면서 파업을 벌이는 겁니다. 이로 인해 신뢰는 여지 없이 깨졌고 지금도 뉴스에 노조와 관련된 정치적 이슈가 등장하면 또 무슨 일이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합니다.”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소속 중소제조업체 A사의 한 노무담당 임원은 지난해 노조측이 수차례 벌인 부분파업에 대해 지금도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부적으로는 노사가 싸울 이유가 별로 없는데 근로조건과는 상관 없는 정치적 이슈 등으로 인해 오히려 관계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재계는 현대차 등 자동차 3사의 산별노조 전환으로 노동계의 ‘정치적 역량’이크게 확대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다반사로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별노조 시대가 열리면 상급단체를 중심으로 임금인상이나 처우개선 보다는 정치적인 쟁점이 더욱 부각되면서 이 같은 ‘정치 파업’이 크게 증가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이 같은 정치파업과 중소ㆍ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영향으로 인한 노사분규는 지난 1991년부터 1997년까지 줄어들다가 그 이후 다시 급증하면서 ‘U’자 형태를 보이고 있다. 최재황 경총 정책본부장은 “정치적인 투쟁의 증가는 개별 기업의 임금이나 복지와 관련한 협상과는 관계 없이 기계를 멈추는 시간을 늘리고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기업경영은 물론 국가경제적으로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ㆍ사회적 투쟁은 노사 공멸의 길”= “지금 글로벌 메이커들은 닛산ㆍ르노그룹이 경영위기에 빠져 있는 GM의 지분인수를 추진할 정도로 생존을 위해 먹고 먹히는 혈투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이 없게도 산별노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노조측이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는 회사사정에 아랑 곳 하지 않고 산별노조 전환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지난주 부분파업을 벌이는 상황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노동계가 ‘산별노조’란 막강한 힘이 주어졌을 때 이를 정당하게 사용하지 않고 정치적 동기나 목적 등과 관련한 투쟁수단으로 활용하고 총파업을 벌인다면 노사 모두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산별노조가 확산되면 기업의 노무ㆍ인사 업무와는 관계 없이 비경제적인 정치변수들로 인해 기업경영이 흔들리게 될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것이 파업 등으로 격화되면 결국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불러오고 이는 또다시 투자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가져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별노조 시대의 개막이 노사문제에 늘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기업의 한국투자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조병렬 GE코리아 이사는 “산별노조 시스템은 개별기업 경영자가 아무리 좋은 노사관계를 만들어 놓고 해당 노조측이 협력적이라고 해도 중앙노조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노사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맹점이 있다”며 “한국적 풍토에 익숙치 않은 외국기업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이제 공은 노동계 쪽으로 넘어가 있다”며 “산별노조출범으로 인한 혼란을 줄이고 우리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면 노동계가 정치색을 과감히 버리고 근로자 복지 등 고유목적의 협상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7/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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