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권 환전수수료 ‘출혈경쟁`

은행들이 외화를 환전하려는 개인이나 기업들을 잡기 위해 지나치게 수수료를 깎아 주는 등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고객들 입장에서야 수수료가 싸거나 부대 서비스가 많아져 좋지만 은행경영에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어학연수나 해외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외화 환전수수료를 최고 70~80%나 깎아주고 무료 상해보험 가입이나 경품제공 등의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과 제일은행은 지난달부터 해외유학생이나 교환교수 등 개인 고객들에게 환전수수료를 70%나 깎아 주고 있으며 국민은행도 지난달부터 해외유학전문회사와 제휴해 유학경비를 환전하거나 송금하는 고객들에게 수수료의 50%를 할인해 주고 있다. 또 조흥ㆍ기업 등 다른 은행들도 고객 사은행사 등의 형태로 환전수수료 할인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거액을 환전하는 기업고객들의 경우 부대영업 유치 등을 위해 지점장 재량으로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경우까지도 있다”며 “이처럼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경쟁으로 영업환경이 혼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이 환전수수료 할인비율에 따른 원가분석을 해 본 결과 미화 1만달러를 환전할 때 정상정인 거래라면 약19만원의 수익(공헌이익)을 내지만 50%를 깎아주면 8만3,000원으로 낮아지고, 80%를 깎아 주면 수익이 800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은행 관계자는 “보험가입이나 각종 경품 제공, 영업점의 간접비용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수수료 할인 폭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다른 은행들과의 경쟁 때문에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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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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