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주주도 회삿돈 대출 가능 '충분한 담보제공 조건' 운용 융통성 넓혀감사위원 선출도 소수주주 영향력 확대논란됐던 대주주 권한강화는 대부분 제외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법무부는 그동안 증권거래법 등 각 특별법에 산재돼 있던 상장법인에 대한 특례규정을 정비해 상법에 일괄수용하기 위해 지난 1년6개월 동안 특별분과위원회를 운영, 개정안을 만들어 9일 공개했다. 개정안에서 기존과 달라진 부분은 크게 세 가지. 소수주주권 행사요건 완화, 감사위원 선임방식의 일원화, 그리고 특수관계인들에 대한 회사의 신용공여가 가능하도록 한 점이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집중투표제 배제 정관 변경을 위한 대주주 의결권(3% 이상) 제한 완화 ▦이사회에서 감사위원 선임 등 대주주 권한 강화와 관련한 부분은 대부분 제외됐다. ◇소수주주 권한 강화=개정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소수주주권의 행사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소수주주의 권리를 강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증권거래법에서 자본금 1,000억원 이상 기업에만 적용됐던 소수주주권 행사 요건을 전 상장기업으로 확대했다. 예를 들면 기존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자본금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의 경우 주주의 3%가 동의해야 주주총회 소집 및 검사인 선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1.5%의 주주만 동의하면 이 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상장회사 1,726개사 중 자본금 1,000억원 이상인 회사는 174개사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만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남용을 방지했다는 게 법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KT&G-아이칸 소송' 이젠 없다(?)=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감사위원의 선출 방식도 이번 개정안에서 '깨끗하게' 정리됐다. 기존 증권거래법은 감사위원 선출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를 할 경우 감사위원 후보와 일반이사 후보군을 분리해서 투표를 실시해야 하는지, 일괄 투표한 후에 다시 감사위원 선출을 해야 하는지 해석상에 혼란이 있었다. 지난해 KT&G와 칼 아이칸이 법정다툼까지 갔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 당시 아이칸 측은 소수주주인 자신들 입장이 더 반영될 수 있는 일괄투표를 주장했으며 KT&G 측은 분리투표를 주장했었다. 일괄투표하게 되면 소수주주들이 추천하는 이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이 개정안 역시 소수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하게 된다. ◇특수관계인에 회사 자금 대출 가능해져=주요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거래 제한을 '일정한' 요건하에서 완화했다는 것. 기존 증권거래법에서는 이를 회사자금의 유용 우려 때문에 엄격히 금지했다. 그러나 회사 자금 운용의 융통성을 넓히기 위해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 경우'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회사의 자금 대여 및 담보제공이 가능하도록 길을 터줬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이달 내에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서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5일 오후2시 대한변호사협회 대회의실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재정경제부 역시 기존 증권거래법상 상장법인 특례규정을 담은 '상장법인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해 이미 법제처에서 심의를 받고 있다. 향후 두 부처간 상장법인 관련 법안 주도권 싸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입력시간 : 2007/08/09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