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젖힐 수가 없다

제5보(50~62)



백50은 좌우의 흑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둔 수였다. 이 수로 참고도1의 백1에 단수치고 싶은 것이 아마추어의 제일감이지만 그 코스는 흑이 원하는 바이다. 흑2 이하 8(7은 5의 아래)까지 되고 보면 흑이 제자리에서 두텁게 안정을 얻은 모습이다. 백52의 껴붙임은 이세돌의 수읽기가 얼마나 깊고 정확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흑53의 웅크림은 퍽 이상해 보이지만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다. 참고도2의 흑1로 젖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것은 성립되지 않는다. 백2 이하 8로 연단수에 걸리는 것이다. 백62가 놓이자 분단된 상변쪽 흑대마는 활로가 없어 보인다. 백62가 놓였을 때 검토실에 서봉수9단이 들어왔다. 30년 연하의 월남 여인과 재혼한 서봉수. 50대지만 여전히 막내아들 같은 청소년 기사들에게 매일 뭔가를 묻고다닌다. 검토실에 나오는 출석률도 루이9단과 함께 가장 좋다. 50대 기사로 랭킹 50위 안에 드는 기사는 3명뿐이다. 조훈현(12위)가 오규철(48위)과 서봉수(29위)가 그들인데 이 랭킹은 이 대국이 열리던 2007년 2월의 것이고 지금(2008년 8월)은 조훈현(13위)과 김수장(47위)만 이름이 보인다. "그런데 그 수를 꼭 두어야 하는 건가? 손을 빼도 흑이 살지는 못하잖아."(서봉수) 백62를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서봉수의 감각은 역시 정확했다. 이 수가 패착이 될 뻔한 완착이었음이 나중에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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