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피해서 밤에 산을 오르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야간산행 동호회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철 야간산행 정기모임에 참석하는 회원수가 다른 계절보다 2배정도 많다. 하지만 시야가 어둡고 사고의 위험이 높아 주간 등산보다는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산도중 부상위험 높아=야간에는 대기오염물질이 낮보다 적고, 산행 중 직사광선에 의한 일사병 염려도 없으며 피부 노화에 치명적인 자외선도 피할 수 있다. 또한 야간에는 혈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도 밤에 산을 오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부상 위험은 오히려 높아진다. 야간산행의 부상은 산에 오를 때보다 하산 중인 새벽 4시경 주로 많이 발생한다. 이는 하산할 때 신체의 무게중심이 높고 허공에 떠 있는 시간이 많아 신체가 불균형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부상부위로는 발목과 무릎 염좌(외부적 요인으로 근육등에 손상이 일어나는 것)가 가장 많다.
그 외 타박상과 찰과상 등이 있으며 낙석이나 미끄럼 등으로 심할 경우 연부 조직의 파열이나 연골손상을 입기도 한다. 이런 야간산행의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산행전 안전장비를 갖추는 것은 물론 관절을 보호해주기 위한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산행전 스트레칭 필수=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이 필수다. 야간 등산 중 몸의 균형을 잃어 발목을 삐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쪽 발로만 서서 균형을 잡는 발목 근육 강화 운동을 한다. 또 다리를 반듯이 펴서 허리높이 정도의 나무나 바위에 발 뒷꿈치를 올려 놓은 후 근육이 당기는 느낌이 들 때까지 상체를 서서히 숙이는 운동도 좋다. 발을 바꾸어 가며 20초 정도 실시한다. 이와 함께 발을 어깨넓이 만큼 벌리고 무릎이 엄지발가락 위에 위치하도록 쪼그려 앉는 동작을 해 보는 것도 좋다. 균형을 잡고 이 자세를 30초 정도 유지한다. 처음 균형잡기가 힘들면 지팡이 등을 짚고 한다.
◇부상 발생시 응급조치 요령=발목이나 무릎관절의 손상이 의심될 때는 환부를 고정시키고 주변 나뭇가지 등 단단한 물체를 대고 타월로 감싸 보호해야 한다. 또한 환부의 부종과 내출혈을 줄이기 위해 얼음찜질을 해 주는 것이 좋은데 주의할 점은 관절을 주무르거나 통증이 있다고 환부를 마사지 하는 것은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부상정도가 미미하면 1~2주간 압박붕대, 부목, 석고, 소염제 등으로 치료하면 되나 심할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등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무릎이나 발목 등의 관절 손상은 외상이 없고 며칠 후 통증이 완화 되었다고 대수롭게 생각하여 방치해 두면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더 큰 손상을 불러 올 수 있다”며 “야간 산행 중 부상을 당했다면 어느 부분이 얼마만큼 손상 되었는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 야간산행 전 이것만은 꼭 체크하자!
- 야간산행은 낮에 비해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여 미리 코스를 정하고 평소 익숙한 가장 안전한 등산로를 선택한다. 야간산행 금지 구역인지도 미리 체크한다.
- 혼자서 야간산행을 하는 것 보다는 동호회나 지인들과 함께 산행을 한다. 특히 여성 혼자서 야간산행을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 미리 일기예보를 챙기고 기본 장비를 잘 갖춘다.(헤드랜턴, 손전등, 방수방풍 재킷, 구급약 및 일행과 헤어질 경우를 대비한 나침반과 호루라기, 핸드폰 등)
- 한여름이라 해도 산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하다. 가장 추운 해뜨기 직전에 대비해 긴 팔 옷을 준비한다. 또한 탈진 등에 대비해 물과 비스켓, 초콜렛 등의 비상식량을 준비한다.
- 등산복은 눈에 잘 띄는 밝은 색 계열을 입고 야광 테이프를 배낭이나 옷에 붙인다.
- 산행 전후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근육이 뭉치거나 파열되지 않게 조심하고 가볍게 근육을 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