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흑이 바빠졌다

제5보(61~72)



로키라는 별명을 가진 이영구7단은 이 대국이 두어지기 전날 주최측이 박영훈을 위해 마련해준 호텔 객실에서 박영훈과 함께 잤다. 그 사실을 아는 목진석9단이 이영구에게 물었다. "작전을 짜는 데 참가한 거야?" "아뇨. 그냥 우연히 머물렀어요." "포석 구상을 하던가?" "와서 보니까 어젯밤에 영훈이가 검토하던 포석이 오늘 그대로 등장해 있더군요." 이세돌의 백62가 놓인 시점에서 목진석이 다시 이영구에게 물었다. "너라면 지금 상황에서 흑으로 두고 싶으냐, 백으로 두고 싶으냐?" "저 같으면 흑으로 두고 싶네요." "왜?" "사방이 두텁잖아요." 이영구는 참고도1의 흑1로 미는 것이 반상최대이며 이것으로 흑이 괜찮다고 말했다. 백2에는 흑3,5의 차단이 있어서 백의 수습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는 설명과 함께. 그런데 잠시 후 박영훈이 실제로 둔 수는 흑63이었다. 이 수가 완착이었다. 백68까지 되고 보니 흑63은 별로 유력한 수가 아닌 것이 드러났다. 고생을 많이 할 것으로 보이던 좌변의 백이 너무도 쉽게 수습된 것이다. 이 부근에서 갑자기 흑의 갈길이 바빠졌다. 백68이 놓이자 흑69의 보강이 필요하게 되었고 백70이 놓이자 흑71의 보강 역시 생략할 수 없게 되었다. 흑71을 게을리하면 참고도2의 백1 차단이 통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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