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대착오적 발상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있다"

삼성물산 현명관 회장, "지금은 경제살리기가 최우선"

삼성물산 현명관 회장은 출자총액제한 제도 등 시대착오적 발상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기 보다는 경제살리기에 최우선점을 둬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제도를 완화 또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회장은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이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 월례조찬회 강연에서 "기업의 무기는 곧 투자인데 출자총액제한 제도는 무기를 갖지 말라고 제약하는 제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 회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와 수도권 투자제한 등을 예로 들며 "해외 다국적기업은 싸움에 제약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조금 크다고 제약을 하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지금은 경제가 어려우니까 경제살리기에 최우선을 두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면 다음 순서로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업이 투자를 안하는 이유로 "사업을 벌이면 망한다. 현금이 최고더라"라는 외환위기의 교훈이 있음을 상기시키고 "주주 중시 경영, 경영 투명성, 재무건전성 등을 강조하는 글로벌스탠다드가 우리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고 이것이 우리를 무장해제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를 예로 들어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삼성그룹이 만든 것으로, 다른 회사들이 돈 벌어서 삼성전자에 쏟아부었고 그룹이 휘청거릴 정도의 위기를 맞았었다"며 당시 자신이 전주제지 자금부장을 맡고 있었는데 1차부도를 막기 위해 은행에서 어음을 잡아채 도망나왔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이런 의사결정을 했다면 집단소송제 감이 되거나 배임으로 검찰에벌써 몇번 왔다갔다 했을 것"이라며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가로막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최근 몇년 사이 우리 경제현황은 우리를 우울하고 걱정스럽게만들고 있다"며 "우리가 경제개발계획을 세운 이후 지금까지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보다 낮았던 것은 2003년, 2004년 2년 연속 뿐이었고 아마 올해도 세계 평균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쟁력과 관련해 "우리나라 경제는 경쟁력이 없어서 외환위기를 맞은 것이기 때문에 김영삼 정부 때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결국 시간만 지연될 뿐위기는 왔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경쟁력은 한 나라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고 옮겨다니기 때문에 현재 수출을 주도하는 제품을 포함해 우리의 주력산업들이 반드시 5-10년 내에 경쟁력을 잃어 다른 나라로 옮겨갈 것"이라며 "강자와 싸워서 이기려면 선택과 집중을 택하고 상대방이 갖고 있는 것과 다른 무기, 또는 상상할 수 없는 방법를 생각해 경쟁력을 잃는 시기를 10-20년 동안으로 연장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피땀 흘려 일한 결과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고 당시 열심히 일한 이유는 주인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국민이 아니어서 우리를 잘 살게 만들었던 동인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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