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LG 대공세에 美 가전업체들 '휘청'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외국 업체들이 창의성있고 디자인이 뛰어나면서도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제품들을 앞세워 적극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현지 가전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저널은 미국의 대표적인 백색 가전업체였던 메이택은 올들어 시장점유율이 17.6%에 그쳐 2001년의 19%에 비해 눈에 띄게 하락했으며, 또다른 미국업체 켄모어 역시같은 기간 점유율이 28.7%에서 25.3%로 추락했으나 삼성과 LG 등 외국업체들은 아직까지 절대적인 점유율은 낮지만 괄목할만 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 업체들의 미국 백색 가전시장 점유율은 5.5%에 그치고 있지만 4년전의 2.5%에 비하면 두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이미 삼성, LG를 비롯한 외국 업체들의 진출확대가 부분적인 원인이 돼 메이택은 수익악화 끝에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전락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외국업체들의 미국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은 이달 들어 미국의 주택용품 유통업체 로스와 납품계약을 체결함으로써 1천여개에 불과했던 미국내 가전제품 매장이 3천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 LG는 지난해 1월 로스의 경쟁업체인 홈디포와 계약을 맺고 이 업체 매장에서 전자레인지와냉장고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과 LG가 미국 시장공략에 성공한 것은 제품의 경쟁력과 미국 소비자들의 기호변화, 유통업체들의 가전제품 확대전략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풀이했다. 가전제품을 한번 구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내구재'로 생각하던종전과는 달리 요즘 소비자들은 7, 8년만에 냉장고나 세탁기를 바꾸기 때문에 자연히 디자인이 창의적이고 새로운 기능을 많이 갖춘 제품을 선호하게 됐다는 것. 이와같은 소비자들의 기호변화에 가장 잘 부응한 것이 삼성과 LG라는 설명이다. 저널은 삼성이나 LG 등 외국산 가전제품이 메이택이나 월풀 등 미국산에 비해훨씬 더 세련됐지만 가격이 반드시 비싼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홈 디포 등 유통업체들이 가전업체의 비중을 늘리기로 하면서 고객들을 잡아끄는 효과가 큰 삼성이나 LG 제품을 선호하게 된 것도 이들의 미국 시장진출을 돕는 요인이됐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미국 최대의 가전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은 냉장고에 TV를 부착하는 아이디어를 먼저 개발하고도 실용화하지 못했지만 LG는 대담하게 이를 실행에 옮겨 지난해 LCD TV가 부착된 3천달러짜리 냉장고를 출시했다. TV 부착 냉장고는 그자체로 많이 팔리는 제품은 아니지만 매장을 오가는 고객들의 호기심을 끄는 데는그만이어서 가전제품 유통업체로서의 위상을 다지려는 홈디포 등에게는 큰 환영을받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삼성과 LG가 가전제품 전시행사를 통해 더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주방 및 욕실용품 전시회에서LG가 세탁진행 상황을 말로 설명해주는 리모컨이 달린 세탁기를, 삼성은 TV와 라디오에 '가정 정보센터'의 기능까지 겸비한 LCD 스크린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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