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의도 나침반] 코끼리와 모자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 왕자'에 나오는 주인공은 그의 생애 첫 그림 작품으로 코끼리를 잡아먹은 보아 구렁이를 그렸는데 어른들은 그것을 모자로 알아보았다.같은 그림인데도 다르게 보는 어른들을 위해 주인공은 추가로 설명하는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발표되자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예상보다 높게 나왔으니 희망이 보인다는 측과 절대값이 상승한 게 아니라 하향 조정한 전망치 보다 높게 나온 것이기에 '알맹이가 없는' 실적이라는 비관론이 대립하고 있다. 어떤 입장을 지지할 것인가는 투자자 각자의 몫이지만 미국 경기가 실제로 경착륙에 접어들었다면 설사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더라도 이를 달성하지 못한 기업들은 속출했을 것이다. 미국경기회복이 확인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징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듣게 되면 어른들은 언제나 자꾸자꾸 설명을 요구한다는 '어린 왕자'에 나오는 주인공의 독백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삼찬 하나경제硏 연구위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