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反日시위 휩쓸고 간 상하이, 온갖 소문 무성

反日시위 휩쓸고 간 상하이, 온갖 소문 무성 • 중국 반일시위 전국으로 확산 • 上海市 "반일시위 유발한 것은 바로 일본" 극렬한 반일(反日)시위로 16일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던 중국 상하이(上海)에 17일 '평온의 아침'이 찾아왔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뒤숭숭하기만 했다. 전날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진 상하이 인민광장에는 이날 오전 다시 100여명의시위대가 모였으나 전날과 달리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시내 곳곳에서 반일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는 첩보가 난무하고 공안이 일본총영사관 주변과 시내 주요 지점에서 삼엄한 경계를 펴는 가운데 산발적인 시위가계속되는 등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또 시민들 사이에서는 "폭력적인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알고있던 공안이 이를 방치했다"는 얘기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일본인들이 상하이를대거 떠나고 있다"는 전언까지 상하이에는 온갖 소문이 떠돌고 있다. 16일 밤 늦도록 진행된 반일 시위대의 거리행진에서 일부 일본인들이 '피해'를입었다는 입 소문도 퍼져나갔다. 그리고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인들이 무섭다"는 말들이 오간다. 일단 상하이 시민들의 분위기는 "당연한 일을 했다"는 쪽이다. 일부 시민들은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있다"면서 "일본의 태도전환이 없는 한 다시 한번 상하이 시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다음달 4일 '5.4운동' 기념일을 기해 다시 한번 '봉기하자'는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 시민들은 특히 문화혁명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거리시위를 통해 '상하이의 힘'을 보여줬다는 자부심마저 숨기지 않고 있다. "상하이가 움직이면 어떤 상대라도 굴복한다"는 말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외교공관에 대해 돌을 던지고 일본식당 등을 무차별 공격한 것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의 폭이 그만큼 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잘못된 행위'라는 인식은 별로 없는 기색이다. 이런 인식은 상하이 시당국의 이례적인 성명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성명은 일본정부가 역사 교과서를 왜곡, 상하이 시민들의 불만을 유발시켰다고 주장했다. 성명 어디에도 폭력시위로 일본인이 부상하고 일본 총영사관, 음식점 등이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일체 사과하지 않았다. 물론 시민들에게는 향후 불법 시위에 참가하지 말 것과 감정을 "평온하고 지성적인 태도로, 합법적인 방법"으로 표시할 것을 당부하기는 했지만 별로 무게가 실리지는 않았다. 이런 상하이의 분위기는 현지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무서움'으로 다가갔다. 외교적 분쟁이나 시비로 국가와 국가간 감정싸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불법적인 폭력시위'로 대응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게 외국인들의 반응이다. 특히 시위대의 폭력을 공안당국이 코앞에서 지켜보며 방치하는 것을 본 외국인들은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마음놓고 살겠느냐"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한 일본인은 "일본과 다툼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무고한 일본시민들을 공격대상으로 삼는 것은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법질서를 지켜야할 공권력마저 '대중의 폭력'을 방치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상하이에는 중장기 체류자를 포함해 일본인들이 8만여 명 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로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졌다. 단지 일본어 간판이 있다는 이유로 상점이나 일본어학원을 습격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나갈지 고민하는 것이다. 서방 언론인도 "시위대의 주장을 잘 들어보면 '위대한 중화(中華)'라는 민족의식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면서 "일본 우익도 문제지만 자국의 민족주의만을 내세우는모든 주장에는 배타성이 숨겨져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입력시간 : 2005-04-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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