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칼로스 구티에레즈 미국 상무장관이 “쇠고기 재협상은 필요하지 않다”며 야당 등에서 요구하고 있는 포괄적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16일 서울 매리어트호텔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주최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아시아의 핵심 파트너십 강화’ 강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의 품질과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그는 이날 오전 청와대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해 쇠고기 수입 협조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안전 문제에서 국민이 걱정하는 일이 많이 생겼다”면서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협조해 철저한 노력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배석한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말했다. 이에 구티에레즈 장관도 동의를 표한 뒤 “쇠고기 문제에 대해 한국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을 충분히 전달 받고 있다”며 “안심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미국 내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조치의 명문화를 비롯한 포괄적인 재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국민안전을 위한 국가의 검역주권은 보장돼 있지만 이는 세계무역기구(WTO)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틀 안에서 가능한 일”이라며 “재협상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 측의 쇠고기 수입고시 연기에 대해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국내에서 제기되는 고시내용 수정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쇠고기 문제로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이 대통령과 만나 한미 FTA가 과학과 사실관계에 근거해 결론 나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양국 의회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