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관들은 내년 상반기 안에 미국시장이 본격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특히 타이완ㆍ홍콩 등 여타 아시아 국가보다 훨씬 저평가됐다는 측면에서 한국시장의 투자매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일까지 뉴욕 소재 기관투자가들을 만나고 돌아온 권성철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선행지수가 꺾이고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했던 사례가 없었음을 들어 미국 기관들은 조정장세를 예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사장은 특히 “내년 상반기 내 S&P500 지수가 최고 7% 가량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우세했다”며 “그런 만큼 당분간 경기에 덜 민감한 헬스케어ㆍ소비필수재ㆍ금융ㆍ유틸리티 등의 업종과 고배당 관련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권 사장은 또 “미국 뮤추얼펀드들은 한국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에 주목하면서 정치 상황보다는 기업의 지배구조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10월 1조5,000억원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수로 돌아선 것도 이 같은 시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 외국인 투자가의 20% 정도에 이르는 헤지펀드 자금 중 일부가 차익을 실현하거나 차이나 플레이 정리 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는 경고도 들려줬다고 덧붙였다.
권 사장은 특히 일부 기관은 한국시장의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 “타이완과 비슷한 시기에 편입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가 측면에서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기관들은 내년 미국의 GDP 성장률과 기업이익이 올해에 비해 다소 둔화되고 국제유가는 장기적으로 3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