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개선되던 양극화 문제가 참여정부 들어 악화된 것은 소비위축과 투자부진 등 경기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는주장이 제기됐다.
이영섭 숙명여대 교수는 15~16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한국국제경제학회 주최로 열리는 '개방화의 경제적 파장과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세계화는 양극화의 주범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13일 공개한 논문에서 "우리 경제는 내수가 악화되면 양극화가 심화되는 특징을 보여왔다"며 "1990년대 이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개선되던 양극화 문제가 2003년부터 악화된 것은 가계소비 및 투자위축으로 내수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5년 말 현재 아직도 297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와 가처분 소득의 75.3%에 이르는 521조원의 가계부채총액이 가계 소비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경기둔화, 반기업정서 확대, 정부정책 방향의 불가측성 등 경제의 불확실성증대로 기업 투자가 부진해진 것도 양극화를 심화시킨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양극화가 심화된다고 고소득층으로부터 세금을 거둬 저소득층에게나눠준다든지 대기업을 억제해 중소기업을 키운다든지 하는 식의 처방은 바람직한해결방안이 아니다"라며 "어떤 형태로든 경기활성화를 통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것이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식 라인형 자본주의 모델 또는 스웨덴 등 사회민주주의 모델에 비해 미국과영국, 캐나다 등 앵글로색슨형 자본주의 모델에 속하는 국가에서 양극화 문제가 더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이날 공개한 '글로벌화, 양극화, 그리고 소득불평등'이라는 주제발표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들의 경제발전모델과 소득불평등도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2000년 기준 라인형 자본주의 모델과 사회민주주의 모델 국가들의 빈곤율 평균은 각각 8.9%와 5.3%인데 비해 앵글로색슨형 시장주도 모델 국가의빈곤율은 12.5%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타 지니계수와 임금소득불평등도 등을 따져봐도 앵글로색슨모델에서 양극화가 더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이는 앵글로색슨형 모델이 다른 발전모델에 비해 노동시장 안정성과 사회보장 정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