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민족주의를 둘러싸고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과 서방 국가들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11~13일(현지시간) 열리는 중남미ㆍ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가시 돋친 장외(場外) 설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11일 베네수엘라가 발표한 추가적인 자원국유화 조치에 대해 서방 석유 메이저들이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갈등이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11일 중남미ㆍEU 정상회담에 앞서 “볼리비아의 석유 부문 국유화로 영향을 받는 서방 메이저들에 대한 보상은 없다”고 선언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어 “서방 석유 메이저들은 이익을 내기 때문에 국유화로 인한 손실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면서 “석유 외에 광물ㆍ삼림자원 및 농토 등으로 국유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EU는 에너지에서 통신에 이르기까지 중남미에 3,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1위 투자주체임을 강조하면서 중남미국의 자원민족주의를 강력 저지할 계획이다.
EU 순번 의장국인 오스트리아의 우르술라 플라스니크 외무장관은 “볼리비아는 서방자본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며 자원국유화를 강력 비난했다.
또 이날 발표된 베네수엘라의 추가적인 자원국유화 조치가 서방 측과의 마찰음을 키우고 있다. 베네수엘라 의회 석유특위 책임자인 로드리고 차베사스 의원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방 석유 메이저들이 주도권을 가진 베네수엘라 4대 유전 프로젝트의 소유구조를 바꾸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의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및 셰브론, 영국의 BP, 프랑스의 토탈 등 서방 석유 메이저들은 자원국유화 조치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라카스의 한 석유 전문가는 “서방 메이저들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와 각각 몇십억 달러를 투자해 이들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면서 “국유화 입법이 강행될 경우 법적 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