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시장 '무한경쟁 체제' 돌입
기름시장이 무한경쟁 체제로 접어들었다.
수입이 늘어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제조업체간의 '묵시적 동의'도 무너지고 있다.
◇수입업체 증가=타이거오일, ㈜쌍용으로 대표되는 수입업체가 외국자본을 유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가격인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98년 석유제품 수입업체로 등장한 타이거오일은 지난해말 일본, 싱가포르로부터 200억원이 넘는 외자를 유치, 올 한해 공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선다.
㈜쌍용 역시 옛 쌍용정유를 경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입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정유시장에서 수입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선. 98년말 석유제품 수입이 본격화한 것을 감안한다면 빠른 성장세다.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늘어나면서 석유가격의 결정이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질 전망이다.
오일펙스. 예스오일 등 석유제품 거래 사이트들은 거래 마진을 거의 받지 않으면서 국내 제품보다 리터당 40~50원 이상 싼 외국산 제품 수입을 준비하고 있다.
◇폴사인제 갈등=주유소별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표기하는 제도를 놓고 업체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외국계 기업으로 바뀐 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석유제품 선택의 결정자는 소비자"라며 한 주유소에 여러가지 정유사 제품을 쓰는 복수 폴사인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SK㈜등 다른 업체들은 "수십년간의 금융지원을 통해 만들어 온 시장을 무너뜨릴 수 없고, 품질에도 문제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정유업체들의 자율결정을 원하고 있다.
◇악화되는 채산성=정유사간의 치열한 경쟁에다 수입업체의 증가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유시장의 가격경쟁은 언제나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곧바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무한경쟁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고있다.
정유업체들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육박하면서 석유 수입에 따른 환차손 발생으로 리터당 40~50원의 가격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정유사가 보통 주유소에 10원 정도의 마진을 받고 물건을 넘기는 것을 감안하면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업계는 리터당 40~50원 싼 수입제품의 공세를 곤혹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최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