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제주도 ‘영어전용타운’에 미국 조지워싱턴대 분교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는 국내에 외국 유명 대학 분교가 설립되는 첫 사례로 영어전용타운의 해외 영어유학 수요 흡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15일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와 미국의 조지워싱턴대학은 지난 2004년 8월 제주도에 분교를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현재 타당성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MOU 체결 당시 제주도는 분교가 설립되는 지역으로 남제주군 대정읍 일대 도유지를 제공하겠다고 조지워싱턴대에 제안했다. 이 지역은 이달 14일 발표된 영어전용타운 예정지와 일치한다.
당시 체결된 MOU에 따르면 조지워싱턴대는 분교 개교 첫해에 1,500명으로 시작해 5년 후 등록학생을 5,000명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는 한국은 물론 일본ㆍ중국 등 아시아 지역 학생들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제주도청 특별자치도 추진반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도 대학 관계자가 도청을 방문, 학교설립 문제를 협의하고 갔다”며 “여기에 ‘영어타운’까지 들어서게 됨에 따라 사업 진행속도가 한층 빨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발의로 1821년 설립된 조지워싱턴대는 워싱턴DC에 있으며 문리대학, 보건ㆍ의학대학, 경영대학, 공학ㆍ응용과학대학, 국제관계대학, 법과대학, 공중위생ㆍ의료서비스대학, 대학원 등으로 학제가 구성돼 있다. 대학 측은 아시아 지역에서 제주도와 중동국가 등 복수의 분교 후보지를 대상으로 현재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지워싱턴대학 유치도 외국교육기관의 수익금 해외 송출을 금지하고 있는 국내 법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외국교육기관 특별법’ 2조는 의료법인 등 다양한 외국법인 중 유일하게 교육기관에 대해서만 비영리법인으로 규정, 잉여금을 해외로 송금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를 지나친 규제라고 판단한 정부가 송금 허용을 명시한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지난해 5월 여당 의원들이 “해외 자본유출 우려가 있다”고 반발, 관련 규정이 삭제된 채 통과됐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교육기관을 영리법인으로 전환, 송금을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나와 현재 교육부가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 2월께 검토 결과에 따라 외국대학의 송금 허용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영어타운 업무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국무조정실에서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외부 용역과 관련 태스크포스 구성이 곧 시작된다”며 “영어전용타운의 전체 콘셉트를 잡고 가능한 한 빨리 실무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