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경착륙하나" 빨간불
대선 혼란·닷컴株 수익악화 전망 영향
연착륙이 기대되던 미국경제에 경착륙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와 관련된 각종 지표들은 미 경제가 연착륙을 위한 활주로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가가 들썩거릴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실업률도 30년만에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소비심리 역시 크게 위축되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거시지표를 바탕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내년 3%내외의 건실한 성장을 유지하며 연착륙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플로리다주 수개표를 둘러싼 정국혼란, 닷컴주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감 등이 불안감을 조성하며 금융시장에 경착륙의 찬 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미 CNN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이 같은 냉기를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곳은 최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미국의 주식시장. 미 주식시장은 나스닥지수가 22일 116포인트(4.04%)폭락한 2,755.34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최근 세자리수 하락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리만 브라더스의 수석경제학자인 스티븐 스리퍼는 이에대해 "시장이 악재에는 심하게 요동치고 호재에는 약하게 반응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채권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특히 기업신용도가 투자등급 직전 단계인 BBB등급의 회사채는 현재 평균 13.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롱텀 캐피털 인베스트먼트의 부도로 시장이 얼어붙었던 98년 9월의 10.3%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반면 회사채 시장을 빠져나온 돈이 좀더 안정적인 국채시장으로 몰리면서 국채의 가산금리는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연쇄도산이라는 불황기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축소하고 있어 일부 기업은 벌써 불황조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경제가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이 같은 조짐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하며 FRB의 금리인하, 현 대치정국의 조속한 해결 등 시장의 신뢰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 조짐을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순욱기자
입력시간 2000/11/2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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