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지방정부·기업들까지 줄줄이 부실화 가능성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채권보증회사들(일명 모노라인)의 파산위기가 고조되면서 이들이 보증을 선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채권이 줄줄이 부실화되고 이에 따라 글로벌 채권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보증회사란 발행채권에 보증을 서줌으로써 발행사가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보험사를 말한다. 때문에 이들 채권보증업체에 있어 등급 하향은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다. 등급이 내려갈 경우 이들 업체가 보증한 채권의 등급까지 줄줄이 하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된 암박(Ambac)은 더 이상 등급의 채권보증업무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채권보증업무는 암박 매출의 74%를 차지한다. 또 암박이 보증한 5,560억달러 상당의 지방채도 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로버트 하인스 크레디트사이츠 애널리스트는 “암박의 운명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조만간 사업을 접거나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암박은 10억달러 상당의 신규자금 유치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평가사들의 등급 하향 경고로 지난 이틀 동안 암박의 주가는 무려 52%나 폭락하며 주당 6.20달러에 그쳤다. 파산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틀 새 74% 급등한 15.74%에 이르렀다. 문제는 암박이 채권보증업체의 등급 하향 희생물의 첫번째 사례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업계 1위인 MBIA도 마찬가지로 최고 등급을 뺏길 처지에 놓여있다. 이들 채권보증업체는 높은 수익률에 눈이 멀어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가치가 급락한 자산담보부증권(CDO)과 비우량 오토론에 투자하는 등 무분별한 사업확장에 나서면서 지금의 파국을 초래했다. 존 티어니 도이체방크 신용시장 전략가는 “다른 모노라인들의 등급이 연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가 MBIA와 암박에 대해 행동을 개시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분석했다. ‘AAA’ 등급을 받고 있는 7대 채권보증업체가 보증을 선 채권규모는 2조4,000억달러.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지방채도 이들의 보증을 거쳐 발행됐다. 결국 이자부담이 높아지고 자금조달 통로가 좁아지는 등 채권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채권보증업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CDO 1,000억달러어치와 비우량 오토론 220억달러에도 보증을 섰기 때문에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