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인상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원화 총대출은 지난 11월 말에 691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11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02년 3월에 12조9,000억원 늘어난 후 4년8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10월 이후 5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이 도리어 늘어나고 있는 것. 올 들어 11월까지 은행권의 월별 원화대출 증가액 평균은 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한해 동안의 월별 평균치인 4조원 대비 40% 늘었다.
더구나 마지막으로 콜금리가 인상됐던 올 8월 이후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9월 은행권 원화 총대출 증가액은 9조5,000억원, 10월 8조원, 11월 11조5,000억원으로 모두 올해 평균치인 5조6,000억원을 넘었다. 대출금리가 올랐지만 시장 주체들이 부동산 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리인상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 9~11월에 은행 대출이 급증한 것은 아파트 가격 급등과 관련이 있다”며 “통상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고 한두달 뒤에 은행의 주택대출이 급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무리하게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상당수 가계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지표의 하나인 광의통화(M2)도 10월 지난해 동기 대비 10.1% 증가했으며 11월에는 11%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003년 3월의 1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역시 금리인상에도 시중유동성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