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3일] 어니스트 캐슬


어니스트 캐슬((Sir Ernest Cassel). 한때 영국 제1의 재산가로 꼽히던 사람이다. 로스차일드ㆍ워버그 가문 등과 더불어 독일 출신 유대인으로 영국 금융계를 주름잡던 인물이다. 1852년 3월3일 독일 쾰른에서 소규모 금융업을 영위하던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난 캐슬은 14세부터 학업을 접고 은행 업무를 배웠다. 17세에 무일푼으로 영국 리버풀로 이주한 그의 첫 직업은 곡물상 점원. 주급 2파운드로 출발했지만 캐슬은 불과 4년 만에 은행 부장급으로 올랐다. 연봉도 기본 5,000파운드에 추가 성과급으로 뛰었다. 은행 중역으로 일하면서도 캐슬은 자기만의 투자 대상을 찾았다. 주요 대상은 광산과 철도로 사업마다 대박을 터뜨렸다. 러시아와 스웨덴 광산, 남아프리카 금광을 시작으로 미국과 남미ㆍ이집트의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30대 중반에는 영국 최고 부호에 올랐다. 캐슬의 시대는 독일 출신 유대계 금융인의 전성기. 스튜어트 왕조가 끊긴 후 1714년 영국의 왕통을 이어받은 독일 출신 하노버 왕조 아래에서 로스차일드ㆍ워버그 등과 함께 탄탄대로를 달렸다. 아직까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유대계 영국 금융업자들과 달리 캐슬의 흔적은 그의 이름을 딴 병원 외에는 남아 있지 않다. 결혼 3년 만에 외동딸만 얻은 채 사별, 가업을 이을 자손이 없었기 때문이다. 1921년 사망한 캐슬의 유산 600만파운드의 대부분은 왕족이며 2차 대전의 영웅이자 인도와 파키스탄을 분리한 손녀사위 마운트배튼경에게 돌아갔다. 캐슬은 후사를 못 건졌어도 투자의 본질을 꿰뚫는 말을 남겼다. ‘어렸을 때 사람들은 나를 도박꾼이라고 불렀다. 판돈이 커지자 그들은 나더러 투기꾼이라고 했다. 지금은 은행가로 불리지만 과거나 현재나 나는 같은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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