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뮤지컬 블루사이공 주연배우 강효성

[인터뷰] 뮤지컬 블루사이공 주연배우 강효성"후엔역 뜨거워서 좋아요" 『96년 이후 5년동안 「블루 사이공」의 앵콜무대를 애타게 기다리며 머리카락도 자르지 못했어요.』 긴 머리가 인상적인 뮤지컬 배우 강효성. 서울 대학로 동숭홀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블루 사이공」 무대에 5년만에 오른 강효성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여주인공 후엔 역을 열연하고 있다. 『후엔은 저의 분신과 같아요. 여성첩보원으로 조국 베트남의 해방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뜨거운 애국심을 같고 있으면서, 동시에 한 남자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열정적인 성격을 가진 후엔을 연기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극 속으로 빠져들게 돼죠.』 그렇다. 일단 「블루 사이공」의 막이 오르면 배우 강효성은 없다. 베트콩의 첩보원으로서 나이트클럽의 댄서로 가장해 미군과 한국군에게 웃음을 파는 여인 후엔만 있을 뿐이다. 몰아의 경지에 빠져든 강효성은 호소력 강한 목소리와 격정적인 연기로 아름답고 강한 베트남 여인 후엔의 전형적인 모습을 창조해낸다. 후엔을 연기하는 강효성의 진가는 이미 96년 초연 때 두루 확인된바 있다. 그 해 서울연극제 여자연기상은 그의 몫이 되었고, 평론가들과 언론은 「후엔 역을 맡은 강효성의 우아한 뮤지컬 넘버들이 가슴에 남아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81년 서울시뮤지컬단에 입단해 20여년간 뮤지컬만을 사랑해온 강효성. 그는 국내 뮤지컬계의 보석같은 존재다. 새처럼 자유롭게 흘러나오는 소프라노의 고음은 능숙한 연기력과 어우러져, 극중 인물을 극중 인물 자체로 자연스럽게 드러내준다. 흔히 국내 뮤지컬에서 주연 뮤지컬 배우가 지나치게 자신의 존재와 가창력만을 내세운 나머지 극중 인물은 남지않고, 주연 뮤지컬 배우만 남는 어색한 광경을 강효성의 경우에선 찾아볼수 없다. 뮤지컬 「블루 사이공」에서도 강효성은 결코 목소리를 뽐내는 일 없이 극 속에 녹아들어 후엔이 된다. 『「미스 사이공」이요? 저는「블루 사이공」이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블루 사이공」은 여러모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미스 사이공」과 비교된다.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라는 점, 그 사랑의 주인공이 베트남 여인과 베트남 침략군 병사라는 점,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은 결실을 보지 못하고 가슴아픈 이별로 끝맺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래서 96년 초연 때 「미스 사이공」을 흉내낸 작품이라는 의혹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러브스토리에 지나지않는 「미스 사이공」에 비하면 「블루 사이공」은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전쟁을 고발하고 반성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강효성의 말대로 「블루 사이공」은 지독할 만큼 사실성에 충실하다. 중간중간에 이따금씩 폭소를 유발하는 재치도 있지만, 막이 내려지고 나면 객석은 물을 끼얹은듯 조용하다. 삼삼오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뮤지컬이 어디 웃고 즐기는 것만 있겠어요? 진지한 내용을 담은 뮤지컬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쩌면 강효성이 「블루 사이공」을 사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왜 있죠? 마지막 장면에 후엔이 자신의 연인 김상사의 다리에 총을 쏘는 장면이요. 거기선 눈물을 억누르기가 힘들어요.』 후엔은 베트콩의 포로가 된 김상사를 본국에 무사히 돌려보내기 위해 일부러 총상을 입힌다. 『보세요. 「블루 사이공」의 후엔은 슬프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주죠. 미군병사로부터 버림받고 비탄에 빠지는 「미스 사이공」의 여주인공 킴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요.』 그래서 후엔이 좋단다. 후엔을 사랑하는 뮤지컬배우 강효성은 후엔 못지않게 열정적인 여인이다.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8/21 18:2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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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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