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름 짓기의 세계적인 권위자 스티브 리브킨은 최근 저서 ‘최고의 브랜드 네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통해 자신의 노하우를 털어놓았다.
스티브 리브킨은 이 책에서 다양한 브랜드명의 유형을 ▦상품을 설명하는 구문의 대문자만 따오는 이니셜형 ▦상품의 의미를 풀어놓은 서술형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단어로 만들어진 암시형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조어형 등 4가지로 분류했다.
그는 이어 훌륭한 브랜드의 조건으로 ▦제품을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전달할 것 ▦짧고 간결할 것 ▦경쟁사와 차별화할 것 ▦언어 자체로 청각적 즐거움을 줄 것 ▦연상과 함의로 가득 찰 것 등을 꼽았다. 반면, 나쁜 브랜드로는 ▦특징이 없는 말 ▦알기 어려운 기술용어나 암호들 ▦죽음 등 부정적인 뜻을 가진 말 ▦지나치게 어려운 말들이라고 지적했다.
브랜드 작업의 첫 단계인 이름 짓기부터가 쉽지 않다.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첫걸음이 이렇게 힘든 데 하물며 브랜드를 알리고 최고의 브랜드로 육성하는 일은 또 얼마나 어려울까. 실제 히트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은 “뼈를 깎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로 우뚝 선 브랜드들의 비결을 들여다 본다.
◇고품질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세=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지난해 1만6,291달러로 아직 선진국에는 못 미치지만 세계 인구 기준 상위 15%이내에 속한다. 또한 경제규모 면에서는 미국, 일본, 독일 등에 이어 세계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수준의 상승은 소비수준의 상승을 동반하기 마련. 실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이제 값싼 제품들보다는 조금 비싸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고품질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한다.
지난 2002년 프리미엄 샴푸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애경 ‘케라시스 샴푸’는 4년만에 프리미엄 샴푸 업계 선두를 다투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는 기존 샴푸 기능 외에 손상모발 제품이라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품질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생감자 스낵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오리온 ‘포카칩’은 민간감자연구소로는 처음으로 감자연구소를 설립,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 감자 자체의 품질을 높여 부동의 선두자리를 꿰찼다.
매일유업의 ‘매일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우리나라 사람 10명중 8명이 우유를 마시면 우유의 유당을 소화ㆍ흡수하지 못해 속이 부글거리며 설사를 하는 ‘유당불내증’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유당을 제거했다. 우유 본래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유당을 없애기 위해 이 분야에 세계 특허를 가진 핀란드 발리오(Valio)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부단한 노력 끝에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비록 후발주자라 할지라도 제품 품질을 시장 요구에 맞게 높인다면 선두자리는 언제나 열려있다. 반면 아무리 1등 브랜드라 하더라도 현재에 안주해 품질 개선을 소홀히 한다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다소 비싸더라도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고품질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세다.
◇소비자를 선제 공략하라= 무한경쟁시대에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기만 해서는 절대로 선도 브랜드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소비심리를 미리 파악해 먼저 공략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도 창출할 수 있다.
GS이숍은 인터넷에서 상품을 살 때 결제, 배송, 환불 등의 문제로 불안해하는 고객들을 위해 업계 최초로 전문상담요원의 24시간 고객상담을 비롯 선환불 서비스, 지정일 배송 서비스, 실명제 서비스 등 각종 신뢰마케팅을 전개해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배송예정일을 약속하고 기일 안에 배송을 하지 못하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배송약속제’, 가전제품, 내구재의 AS나 소모품 교체 등 사후관리를 미리 알아서 해주는 ‘내구재 사전서비스’ 등은 대표적인 선제 서비스로 꼽히고 있다.
지난 90년 서울 오금동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국내 피자시장에 진출해 현재는 전국에 283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2,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는 도미노 피자. 이 회사는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데 지친 고객들을 위해 업계 최초로 ‘30분 배달 보증제’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청호나이스는 소비자들이 여름철에 얼음을 따로 얼리기를 번거로워하는 점에 착안해 냉수ㆍ온수는 물론, 얼음까지 함께 얼려주는 ‘이과수 얼음정수기’를 선보여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류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름 짓기부터 마케팅, 사후 및 고객관리에 이르기까지 항상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특히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화 전략은 기본이며 오히려 한걸음 먼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선제적 공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