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침체와 내수부진 속에서 수출은 올 한국경제의 사실상 버팀목이었다. 최일선에서 수출 한국을 진두지휘한 김재철 한국무협협회 회장을 만나봤다. 김 회장은 “최근 누적무역수지 흑자가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무역의 혜택이었던 만큼 세계무역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우리 무역을 평가한다면.
▲올해 수출이 지난해 보다 18% 가량 증가해 액수로는 사상 최대인 300억 달러가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 등 주요 경쟁국 보다도 높은 것이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약 135억 달러)를 포함하면 지난 98년부터 무역수지 흑자 누계액이 1,000억 달러를 상회하게 돼 안정적인 무역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내년도 통상환경은 어떻게 보나.
▲2004년은 굵직한 통상 이슈들이 부각되는 해가 될 것이다. 지난 칸쿤 WTO각료회의 무산으로 DDA협상에서 각 국이 이해관계 조정을 위해 치열하게 나설 것으로 보지만 협상타결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또 세계최대 시장인 미국인 대통령 선거 일정으로 보호주의 입장을 노골화할 것으로 보여 교역국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다자간 섬유협정의 WTO편입문제, FTA를 통한 지역주의 확산 등이 주요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 무역전략을 꼽는다면.
▲이제는 서비스무역을 늘리는 데 핵심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상품무역은 사실상 포화상태다. 반면 관광, 금융, 문화, 물류 등 서비스분야는 부가가치도 매우 크고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의 서비스 무역은 최근에도 여전히 만성적인 적자상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따라서 그만큼 발전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시산업, 전자무역 등을 활성화하면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적잖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수출호조 지속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정부정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맞춰져야 한다. 글로벌 경쟁시대 이니 만큼 경쟁국들에 비해 규제완화 등 유리한 기업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특히 기업과 기업인이 오로지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자와 근로자가 신뢰를 기반으로 공생하는 관계를 구축해 주기를 기대한다.
<문성진기자(산업부)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