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개발 투자 작년까지 340건 총500억弗 넘어

■에너지 강국 <일본>

‘닮은 꼴 먼 나라.’ 일본은 에너지, 특히 석유에 관한 한 한국처럼 숱한 역경을 겪어 온 나라다. 변변치 못한 지하자원 때문에 초(超)경제 강국 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에너지 라인에 묶여있다. 하지만 2000년에 들어서며 일본은 발 빠른 변신을 보이고 있다. 과감한 투자를 무기로 미국과 유럽의 메이저들이 설치는 국제 원유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여가며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석유개발 역사에는 야마시타 타로(山下太郞)라는 걸출한 인물이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 57년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국경에 걸쳐 있는 중립지대의 석유개발권을 확보하며 일본 자주 원유개발의 역사를 개척했다. 야마시타의 중립지대 해양광구 개발권 획득은 경제개발에 혈안이 됐던 60년대 일본 전체 석유 소비량의 15%를 충족시키며 경제대국의 디딤돌이 된다. 99년 중립지 유전 조광권 만료로 사우디와 협상에서 조광권 연장에 실패하자 마이니치 신문은 사설을 통해 타로가 살아있었으면 조광권 연장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아쉬워 할 정도였다. 요즘 일본의 석유개발 사업은 조광권 계약연장 실패 이후 재시동을 걸고있다. 사우디에 의존하던 석유개발을 중앙아시아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까지 일본이 해외에서 추진해 온 에너지 개발사업은 모두 340건이나 된다. 웬만한 개발사업에는 모두 입질을 한 셈이다. 현재 130개 사업이 진행중이다. 개별 사업별로 1개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해외투자가 이뤄져 왔고 2001년까지 총투자 금액은 501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말까지 한국이 투자한 45억 달러의 11배가 넘는 규모다. 이를 통해 2001년에는 전체소비량의 11.5%인 1억7,300만 배럴을 직접 참여한 유전에서 도입했다. 또 다른 일본 자주원유개발의 변화는 그 동안 해외유전개발을 전담하던 일본석유공단(JDOC)를 폐지하고 일본판 대형 에너지회사를 설립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석유개발 투ㆍ융자(탐사단계)→채무보증제도(개발단계)→세제지원→해외투자 손실준비금 제도 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지원 속에 조만간 일본은 BPㆍ쉐브론-텍사코ㆍ엑슨모빌과 같은 굴지의 에너지 민간 기업이 탄생을 예고하며 ‘에너지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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